1996년 항공사진에 매료
조종사 자격증 취득하고
선-명-색-그림자 활용해
원근-입체감 살려 촬영

20년 넘게 공중에서 지표를 촬영한 사진작가가 있다.

곽풍영 사진가다.

1996년도 전주 삼천에서 우연히 비행기에 올라타 사진을 찍게 된 그는 단숨에 항공사진에 매료됐다.

직접 항공조종까지 익히게 됐다.

조종사에게 “돈을 내고라도 탈 테니 사진만 찍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돌아온 대답은 “차라리 비행기 조종을 배워라”였다.

이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비행기, 헬리콥터, 모터패러, 드론까지 항공사진을 위해서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

우연히 올라탄 비행기가 인생을 뒤바꿔놓은 것이다.

지난 14일 사진공간 눈에서 진행된 전북지역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만난 작가는 어느덧 20년차 베테랑으로, ‘일상과 항공사진’을 주제로 항공사진의 깊은 세계를 소개했다.

“오랫동안 항공사진을 찍었지만 근래에 깨달은 게 있다. 항공사진에는 ‘하늘이 없다’. 이 말은 땅과 나의 사이에 공기층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진에서는 근경, 원경, 중경이 존재하지 않아 입체감을 느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입체감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을까.

선, 면, 색을 살리고 그림자를 최대한 활용할 것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수직적 시각을 갖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드론이 나오기 전에는 비행기에 올라타면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수직적 시각으로 사진을 담아내야겠다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막상 그걸 깨닫고 난 뒤 수평적 시각일 때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프레임에 담기게 됐다.”

10년 전 독학으로 배운 ‘드론촬영’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했다.

기술이 발전해 전보다 쉽게 촬영할 수는 있지만 다양한 변수들을 예측해야 한다며 “드론주행이 가능한 지역인가, 주행할 때 걸릴 장애물은 없는가, 바람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까.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망설임 없이 드론을 조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비행은 필수적이라고 주문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것보다 중요한 것은 ‘찍는 일’이라 강조한다.

“사진에 특별한 이야기와 주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해왔던 모든 과정이 자신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면 그게 정말 좋은 작품이 된다. 항공사진 역시 여태껏 내가 살아온 지역, 숨 쉬고 있는 이곳을 기록하는 일이다. 사진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특별한 이야기가 되고, 중요한 메시지가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집, 지붕, 풍경 등 보여지는 것 이상을 찍고 기록하는 곽풍영 작가는 스스로 무엇을 찍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어떤 생각을 담을 것인지 끝없이 연구하는 게 사진가의 몫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앞으로 만들어 낼 무수히 많은 일상 속 항공사진들이 무척 궁금해진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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