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스승의날 등 집중
1년매출 30~40%차지 옛말
편의점등 가격밀려 한산해

‘가정의 달 5월’을 맞았지만 꽃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도내 화훼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보통 5월은 어버이날을 시작으로 로즈 데이, 스승의 날 등의 기념일이 집중돼 ‘특수의 달’로 불리지만 경기 위축이 여전한 데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로 인해 스승의 날에는 아예 꽃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꽃집이 아닌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카네이션을 판매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5일 도내 화훼전문매장, 화훼 농가 등 화훼업계에 따르면 졸업·입학 시즌보다 꽃 소비가 많아 5월을 1년 중 최고의 ‘특수달’로 분류, 화훼전문매장의 경우 보통 1년 중 매출의 30~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소비패턴의 변화로 꽃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김영란법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특수가 사라지더니 올해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전주시 효자동과 중화산동 일대의 꽃집 5곳을 확인해 보니, 이달 들어 매출이 전달보다 소폭 증가했다.

예년 같으면 카네이션이나 장미 등의 물량을 확보하느라 분주해야 할 시기지만 지난해 가져다 놓은 꽃도 팔지 못해 손해를 본 경험이 있어 올해는 소량만 가져다 놓은 상태라고 꽃집 주인들은 입을 모았다.

더욱이 5곳 중 2곳은 스승의 날임에도 등교시간 이전에 문을 열지 않았다.

김영란법으로 꽃조차 눈치가 보여 아예 꽃을 사려는 학생들이 없어 평일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주시 효자동 A 꽃집 주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역시나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꽃을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 꽃을 가져다 놓는 게 무슨 소용이냐. 이번 스승의 날뿐만 아니라 어버이날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의 B 꽃집 주인 역시 “어버이날 평소보다는 상황이 나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60% 이상 정도 감소했다”며 “꽃보다는 현금 등을 선호하는 현상은 물론 김영란법으로 스승의 날에도 꽃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여기에 다이소나 편의점 등에서 5천원 미만으로 꽃을 판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다 보니 매출이 더욱 줄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훼농가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꽃 시세가 지난해보다 오르기는 했지만 인건비와 시설유지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데다 꽃 소비 위축으로 인해 생산 단가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등 수입 절화의 공세 역시 화훼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고질적인 원인으로 파악됐다.

완주군에서 꽃을 재배하고 있는 이 모 씨는 “시세가 좋다고 해서 농가가 좋은 건 아니다. 실제 인건비나 시설유지비 등을 따져보면 마이너스다”며 “더욱이 소비 감소에 공급이 줄면 꽃값은 더 오르고 그럼 소비는 더욱더 위축, 한마디로 악순환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꽃 소비 분위기를 살려야 국내 화훼산업이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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