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곤 시인 '선생님이 울어요' 동시집
교훈-훈계 없이 아이 호기심 그대로 담아

김남곤 시인이 동시집 ‘선생님이 울어요(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어린이들의 행동과 마음이 묻어나는 67편의 작품들은 따스한 시선이 덧대져 풍성한 이야기로 표현된다.

손주들과의 추억부터 강아지, 고양이, 꽃처럼 아주 작고 사소해서 쉬이 지나쳐버리는 것들까지 시인은 세심하게 관찰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책머리에서부터 엿 볼 수 있다.

시인은 “함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시, 그러나 조금쯤은 생각의 씨가 박힌 동시를 쓰고 싶었다”며 “이 땅의 구석구석 고운 아이들이 울지 않고, 늘 웃기만을 바란다”는 진심을 건넨다.

책은 1부 많이들 컸더라고요, 2부 교단 위에 서 보았습니다, 3부 그런 상장이나 받고 있는지, 4부 까만 모자 언니 흉내 내려고, 5부 서로 눈치만 살폈답니다로 엮어냈다.

 “아프겠지만/하도 신기해서 그러니까/손톱으로 옆구리 좀 가만히 뜯어보면 안 되겠니?//아냐, 나 아플텐데…//그래도 좀만, 응?//빨강물이 빨강빨강/어디에서 올라오는지/노랑물이 노랑노랑/어디에서 올라오는지/하양물이 하양하양/어디에서 올라오는지//미안하지만 쪼금만/꽃대야, 그래 보면 안되겠니?”(‘꽃대야’ 전문) ‘꽃대야’는 꽃을 뜯어보고 싶은 아이의 호기심을 리듬감 있게 보여준다.

어느새 빨강빨강 노랑노랑을 되풀이하다 보면 자연스레 노래가 되고 음악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겪게 된다.

또한, 교육자적 상상과 정신이 담겨 있음이 드러난다.

흔히 인간성 회복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 중 몇몇은 ‘교훈’이라는 덫에 걸려 교육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시인의 동시는 교훈적이거나 훈계적인 것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미덕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다.

더불어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삽화들은 동심의 상상력을 극대화해 읽는 즐거움 못지않게 큰 재미로 다가온다.

서재균 아동문학가는 “좋은 글이란 언제 어디서 읽었어도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며 “어린이들의 괴로움, 슬픔, 즐거움을 글로써 가슴 저릿하도록 만드는 시인의 기발한 상상력에 무릎을 치게 됐다”고 밝혔다.

완주출신의 김남곤 시인은 1979년 ‘시와의식’으로 등단했다.

시집 ‘헛짚어 살다가’·‘푸새 한 마당’·‘새벽길 떠날 때’·‘녹두꽃 한 채반’, 시선집 ‘사람은 사람이다’를 냈고, 칼럼집 ‘귀리만한 사람은 귀리’, 산문집 ‘비단도 찢고 바수면 걸레가 된다’ 펴낸 바 있다.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회장, 전북일보 사장을 지냈으며 전북문학상, 한국문예상, 전북문화상, 목정문화상, 해운문학상, 중산문학상, 진을주문학상 등을 받았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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