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장 후보 1위
이학수 공천 배제
도당 결정 뒤집어
공천권 이양 퇴색
이, 효력정지 가처분

장수-임실-전주 등
도내 공천잡음 얼룩
공천 3주이상 지연
이럴바에야··· 토론 등
검증기회 줬어야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불과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여야의 몇몇 선거구는 공천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여당은 도당과 중앙당의 공천 잡음으로 후보 선출이 늦어졌고 야권은 여당의 높은 정당지지율에 떠밀려 후보군 찾기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야권 중에선 그나마 민주평화당이 후보군을 어느 정도 갖춰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지방선거 본선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지방선거는 일당 독점 체제 아래서도 전통적으로 무소속과 야권이 강세를 보여 왔다.

실제, 무소속과 야권은 민주당의 공천 파동과 관련해 틈새 파고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크게 위축돼 있던 야권이 민주당 공천 파동 이후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편집자주


/민주당 공천 파동, 선거 후유증 불가피/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등 15개 단체장 선거 압승을 목표로 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고공 지지율을 등에 업고 6.1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권력 석권을 자신했다.

그러나 여당의 지나친 자신감 때문인지, 경선과 공천 과정에서 도당 및 중앙당 내에서 적잖은 잡음이 발생했다.

민주당 공천장=당선권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리면서 예상치 못했던 공천 파장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14개 기초단체장 후보자 공천을 보면 민주당의 경선-공천 과정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이 지역 중심 정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의 공천은 그 어느 정당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선 상당한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 중 최대 사례는 역시 정읍시장 후보 교체를 들 수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김윤덕)은 지난 달 29일 1차 경선을 치러 3명의 2차 경선 진출자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 3, 4일 2차 경선을 통해 1위를 한 이학수 예비후보를 공천자로 결정해 중앙당에 올렸다.

그러나 중앙당 내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4일 도내 지방선거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장영수 장수군수 후보와 황숙주 순창군수 후보를 인준하면서 이학수 정읍시장 후보자에 대해선 인준을 유보해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당 최고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9일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에 이학수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재논의를 요구했지만 재심위가  이유없다고 기각했었다.

최고위원회는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지난 16일 이학수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그리고 2차 경선에서 2, 3위를 차지한 유진섭, 김석철 예비후보를 상대로 재경선을 실시해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북도당이 결정한 후보를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두 번이나 회의를 거쳐 결국 후보 교체를 결정한 셈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권을 각 시도당에 일임한다면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읍 후보 결정으로 도당으로의 공천권 이양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앙당 입장에선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후보를 공천했다가 만일 재선거가 치러지면 후보내기가 어렵다는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학수 후보가 선관위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혐의없음을 통보받았다는 점에서 중앙당 결정이 지나치게 앞서나갔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학수 예비후보는 17일 중앙당 최고위원회 결정에 맞서,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도내 여러 지역에서 공천 잡음, 파동/

“민주당 경선후보자는 민주당에서 결정하지만, 장수군수는 군민이 만듭니다.”

장수군수 선거에 무소속 출마하는 이영숙 예비후보의 말이다.

민주당의 장수군수 경선 후보 결정도 중앙당에서 변경돼 논란이 일었다.

당초 민주당 전북도당 공관위는 장수군수 경선 후보자에 이영숙 예비후보를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가 이를 번복했었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가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고 재심 결과 경선 포함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지난 달 27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는 이영숙 후보를 최종 배제하고 장영수 오재만 양성빈 등 3인 경선으로 결정했다.

장영수 예비후보가 장수군수 후보로 최종 결정됐고 이영숙 예비후보는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도내 기초단체의 맏형격인 전주시의 시장 후보 경선은 아예 무산됐다.

김승수 현 시장에 맞서 도전장을 냈던 이현웅 전 전북도 도민안전실장은, 토론회 개최 및 경선 일정 순연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탈당하고 민주평화당으로 입당했다.

전주시장 후보 경선을 축제 속에 치르겠다는 도당의 계획도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전주시장 선거는 봉침사건, 수의계약 건 등 의혹만 제기돼 혼탁 분위기를 가중시켰다.

지난 달 23일, 민주당 전북도당에는 남원지역과 임실지역 당원들이 몰려가 경선과 관련해 거칠게 항의했다.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에 이의신청을 하고 김윤덕 도당위원장과 면담했다.

완주군수 후보 단수 공천을 놓고선 도당에서 몸싸움을 벌인 조폭이 입건되기도 했다.

부안군수 경선에선 여론조사에서 이중투표 사례가 50건 확인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권리당원으로 등록된 사람이 ARS 투표 후 안심번호 ARS에도 참여했다는 것.

그러나 현 상태에선 제도적으로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도당의 여론조사 업체 선정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중앙당의 후보자 추천을 위한 경선시행세칙에는 공모를 통해 여론조사 업체를 선정토록 했지만 도당이 이를 어겼다는 것.

이에 대해 전주지방법원은 모 예비후보자가 여론조사기관 선정과정을 문제 삼으며 제기한 경선절차중지가처분 소송을 기각해 경선이 계속 진행됐다.

이처럼 도내 대다수 지역에서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고 민주당 후보가 대부분 결정됐다.

이들 후보자들은 중앙당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 인준을 받았고 지난 16일부터 당으로부터 공천장을  수여받고 있다.

오는 24, 25일 중 선거 후보자로 등록하면 정식으로 당 후보가 된다.

그러나 지난 달 23일까지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도당의 당초 일정을 감안하면, 도당의 공천 완료는 3주 이상이나 시일이 지났다.

3주라면, 처음부터 경선 일정을 여유있게 잡고 선거구내 예비후보들간 TV 토론 등을 개최했어도 충분했을 기간이었다.

민주당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조기 공천을 한다며 서둘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민과 유권자들에게 “후보들에 대한 상호검증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박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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