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무용단 '사이의 온도'
전북무용제 대상 수상
전국무용제 출전 쾌거
깊은 춤 세계 표현할 것

2002년 6월 창단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 온 CDP무용단이 지난 13일 열린 제27회 전북무용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로 오는 8월 청주에서 열릴 전국무용제 전북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전국 15개 시도와 함께 경선을 치르게 될 CDP 무용단의 탁지혜 대표를 만났다.

“전북무용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건 정말 가문의 영광이에요”오랜 시간 동안 꿈꾸며 기다린 순간인 만큼 대상이 주는 기쁨은 곱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전북을 대표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대감과 부담, 기쁨 등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한다.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현대무용전공 졸업생으로 구성된 무용단은 2002년 전주월드컵 무대지원금 제작 LIVE 공연을 시작으로 최재희, 탁지혜, 임은주, 한유경이 만든 비영리 무용 단체다.

선후배 사이였던 네 사람은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무대에 올라 기량을 펼치는 일이 즐거웠다.

16년 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꾸준히 정기공연을 열었고, 무용제에 참여하며 탄탄하게 경력을 쌓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전북무용제 대상까지 수상하며 이제는 전북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단단한 터를 잡을 수 있었던 건 “동문 무용단”이기에 가능했다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한다.

“올해 전북무용제 예선이 빨라져서 상대적으로 연습 시간은 촉박했어요. 더군다나 무용단에 소속된 팀원 대부분이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퇴근 후에나 연습이 가능했죠. 무용제 전날에도 리허설 무대를 마치고 새벽 4시까지 연습했어요. 다들 몸은 녹초가 됐지만 힘든 내색하지 않고 자기 일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했어요. 동문 무용단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양보하고 이해했기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죠.”

탁지혜 대표는 짧은기간 최대의 에너지를낼수있도록무용수들을물심양면으로도왔다.

공간구성, 팀원들의 컨디션 체크, 음악, 예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넘어가지 않았다.

무용수들 한 명씩 돌보며 엄마의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팀원들이 자신의 춤에만 집중하길 바랐어요.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도 춤이 좋아 계속 무용단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제가 더 움직여서 좋은 환경을 만들고, 옆에서 힘이 되고 싶었어요. 대표가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었어요.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춤에만 집중해주길 간절히 원했죠.”

바람이 통한 듯, 팀원들은 자신의 기량을 무대에서 한껏 펼치며 결국 대상을 거머쥐게 됐다.

전북무용제 대상작 ‘사이의 온도’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좁혀질 수 없는 세대적인 거리감을 표현했다.

전체적인 틀은 탁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됐지만, 무용수 개개인의 느낌과 표현력에 더 집중한 무대이다.

인간관계라는 소재를 던지고 각자가 생각한 느낌과 감정을 전달하는 게 포인트다.

물론 작품의 의도를 설명하는 텍스트는 존재하지만 최대한 배제하고 진행한다.

각자의 시선과 생각이 피어나야만 더욱 풍성한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고 믿는 대표의 소신이기도 하다.

앞으로 3개월, 전북을 대표해 전국무용제에 출전하는 만큼 작품의 질과 구성을 한층 발전시켜 좋은 결과를 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다.

“예선무대는 20분짜리 단편 드라마 같았다면 본선은 40분짜리 중·장편 드라마에요. 그래서 압축했던 내용을 진득하게 풀어낼 수 있죠. 길어진 시간만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기승전결에 맞춰 관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에요. 스무 명이 무대에 오르는데, 저도 함께 공연에 참여해서 에너지를 공유해요. 공간 구성, 동작의 디테일, 음악, 조명 등 더 깊고 촘촘한 춤의 세계를 표현할 거예요. 기대해주세요”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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