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가장 큰 사건
개헌불발 아쉬워-전북각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부 출범 등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일련의 사건이 지난 2년 사이에 잇따라 발생했다.

그 역사의 한 정점에 있었던 이가 정세균 국회의장이다.

지난 2016년 6월9일,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직에 올랐던 정세균 의장이 2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29일 일반 평의원으로 돌아간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에 이어 전북 출신의 두 번째 국회의장인 정 의장은 28일 국회에서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가장 큰 사건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대통령 탄핵”이라며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탄핵안을 처리, 헌정의 중단과 국정공백 없이 새정부 출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 리더십이 부재하던 시기에는 정부외교의 공백을 의회외교로 보완하면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위기 극복에 앞장선 바 있다”면서 “지난 2년간 새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 국회는 한발 한발 전진해 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1년 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도 개헌과 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정파의 이해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면서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체제에 걸맞은 협치의 모델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장 취임 직후부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여야 그리고 청와대의 입장이 달라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게 아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기 개헌 논의까지는 정치권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앞으로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장은 “이제 의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가지만 공동체의 화합과 지속가능한 미래,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재임하면서 국회 발전 및 3권분립, 국회 개혁 등에서 많은 공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향 전북 발전에도 정 의장은 큰 관심을 기울였다.

전북의 국가예산 확보 및 새만금 등 도내 주요 현안에 대해 여야 정치권 차원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정 의장은 또 재경도민회를 포함한 전북의 주요 모임에도 자주 참석해 전북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편 정 의장이 퇴임하면 국회는 당분간 의장 공백 사태가 예상된다.

집권 민주당이 문희상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지만 여야 정당간 의장단 선출에 대한 입장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회법상으로는 정 의장의 임기 만료 5일 전인 지난 24일까지 의장단이 선출됐어야 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