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등산(정성수 시인)
제13회 등산(정성수 시인)
  • 조석창
  • 승인 2018.06.0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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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싫은 날은
산에 가자

운동화 끈을 단단히 죄고
다리에 힘을 주어 
산에 오르자
천천히 아주 천천히
풀꽃의 향기를 맡으면서
바위들을 살펴보고
나무들의 이름을 불러 보자

산꼭대기에 오르면
하늘을 보자
한 아름의 햇빛 가슴에 안고
심호흡을 하자

공부하기 싫은 날은
혼자서 
산을 오르자


■ 시작 노트 ■

교정에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잎마다 뾰족한 가시가 있다.

호랑이의 발톱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잎의 가시만으로 빨간 열매를 지킨다는 건 어림없는 일이다.

배고픈 새가 와서 거침없이 쪼아 먹기 때문이다.

조그맣고 선명한 열매는 본래 세상을 붉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새에게 가시 뒤의 열매를 쪼아 먹는 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공부와 성적만을 바라보고 사는 학교가 싫다는 아이들아, 모든 것 잠시 잊고 산에 오르자.

등산을 하는 동안 너희는 공부하는 학생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다.

산이 되고 강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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