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영화저장소 합성 PT
유흥공간 활용 문화공간 조성
가능성에 희망 갖고 뛰어들어
단편-예술-지역영화 상영

도킹텍 프로젝트 협동조합 이사장 김형준 씨가 인터뷰 장소로 들어왔다. 

든든한 체구에 선한 얼굴. 소박한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 앉는다. 어색함을 달래며 함께 웃다가 자연스레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름도 생소한 ‘도킹텍프로젝트 협동조합’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고, 신념과 철학이 묻어있는 도킹텍에 대해 듣게 되었다.

‘docking(결합)’과 ‘cinematheque(영화저장소)’를 합쳐서 만든 도킹텍 프로젝트 협동조합은 영화를 통해 공간에서 활동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처음엔 감독, 제작자, 배우, 기획자 등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모였지만 정작 영화를 틀 공간이 없어 직접 상영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시작했다. 

“영화 상영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꼭 극장이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도시재생에도 관심이 있어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공간이면 어떨까 싶었다. 처음에는 대피소에서 시작해볼까도 했는데 여의치 않아 남부시장으로 오게 됐다. 도킹텍을 만들기 전에 완주랑 전주 등 전북지역 몇 곳에서 극장을 빌려 기획 상영을 했다. 지인이 아닌 실질적인 관객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관심을 갖고 봐주는 관객들이 있어 희망을 갖고 뛰어들 수 있었다”

올해 2월 남부시장 하늘정원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도킹텍’은 평소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단편영화, 예술영화를 비롯해 지역영화들을 상영한다. 영화상영이 없을 땐 남부시장 상인이나 시민들이 쿠킹 클래스를 하거나 동아리 활동, 공연, 전시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공간 공유를 통해 끊임없이 문화 활동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이 생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영화 상영과 문화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복합 문화 공간 도킹텍은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통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다. 그중 하나가 다양성 영화는 ‘무료’일 것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단편영화나 미개봉 영화, 신인들의 작품은 대개 무료 상영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작권을 가진 모든 창작물은 대가를 주고 소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도킹텍은 돈을 받고 상영하고 있다” 

대안 공간에서 돈을 받고 상영하기 위해선 복잡한 절차들을 밟아야 한다. 정식 개봉관이 아니기에 상영 한 달 전 신고는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상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관객에게도 합리적이고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고 다양한 선들을 지켜나가야 한다. 아직 ‘도킹텍’이 어떤 곳이지 모르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공간에 대한 홍보도 해야 한다. 이렇듯 복잡하고 수고로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은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 십시일반 돈을 내기도 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돈벌이가 목적은 아니다. 함께 도킹텍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들 모두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따로 있다. 우리는 상영관을 찾지 못해 사장되는 지역 영화와 단편 영화들을 이 공간에서라도 틀 수 있도록 돕고,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 꼭 전주가 아니더라도 전북 여러 곳에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
지자체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유도 재미와 즐거움의 문화 활동을 지향하기 위해서다.

대전 출신인 김형준씨는 전주 소재의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후 10년 넘게 영화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피디이다. 저예산 영화 제작 뿐 아니라, 문화기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도킹텍 프로젝트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준비하고 있다. 

“문화 활동에 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성공을 할 수도 있고, 실패를 할 수도 있다. 도킹텍도 현재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어쩌면 실패로 끝이 날 수도 있지만 두렵지 않다.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다른 곳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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