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가 한창이다. 관중의 입장에서 볼 때 흥미진진한 야구경기는 초반에 많은 점수 차이로 지고 있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차이를 좁혀 9회 말에 끝내기 안타 내지는 홈런으로 대역전을 펼치는 경기다. 야구에서 이러한 현상은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지고 있더라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뜰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드라마와 같은 역전승은 선수의 기량 못지않게 관중의 응원이 큰 몫을 한다.    

제7회 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구에서와 같은 짜릿한 역전승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일방적으로 앞서고 있는 특정 정당과 후보자의 지지율이 고착돼 좀처럼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특정 정당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보니 이미 투표 결과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 투표참여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역대 투표 경향만 가지고 본다면 투표율은 미미하나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생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제19대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은 77.2%로 직전 18대 투표율 75.8%에 비해 1.4% 높아졌고, 20대 총선 투표율 역시 58.0%로 19대 54.2%에 비해 3.8% 증가했다. 투표율 증가 경향은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전체 투표율은 제2회 52.7%에서 제3회 48.8%로 3.9% 낮아졌으나 제4회에는 51.6%, 제5회는 54.5%, 제6회는 56.8%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북의 투표율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제2회 57.8%, 제3회 54.7%, 제4회 57.9%, 제5회 59.3%, 제6회 59.9%로 투표율은 60%를 약간 밑돌았다. 역대 전북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 투표율을 상회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인 제6회 지방선거 투표율만 가지고 보면 17개 시·도 가운데 5위 수준으로 상위권에 속한다. 

투표율은 증가세에 있지만 역대 지방선거 전국 평균 투표율과 전북 투표율 모두 60%의 벽을 넘어본 적이 없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전국 평균 투표율이 과연 60%를 넘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전북의 투표율 역시 65%에 근접하는 결과가 나올 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두 가지 목표가 달성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성공적이라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경기는 승부 결과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몇 점 차이로 이기는지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관심사다. 스포츠 경기와 달리 선거에서는 내가 찍는 그 한 표가 바로 득표율로 연결되고, 득표율의 차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유권자는 당락을 떠나 자기가 투표한 후보가 어느 정도의 차이로 당선되는가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후보가 얼마나 큰 차이로 당선되는가에 따라 지자체의 행정 운용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다면 당선자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선자 못지않게 높은 득표율로 떨어진 후보자에 대한 지역주민의 뜻을 존중해야하기 때문이다. 반면 득표율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당선자는 지역주민의 확고한 뜻을 분명하게 확인한 만큼 지역주민의 강력한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이 약속한 공약과 지역발전에 대한 정책을 소신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선거 전부터 당락이 확실해 보인다 해도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그 지역을 위해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확실한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 즉 지지율이 일방적으로 높다 하더라도 꼭 한 표를 더 보탤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해도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투표권을 포기한다면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투표율의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이정표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로문 법학박사·민줒어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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