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감성, 맨발로 느끼다
자연의 감성, 맨발로 느끼다
  • 전북중앙
  • 승인 2018.06.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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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투어패스 무료입장 가능
연인-가족-친구 편안한 산책로
메타세콰이어길-계곡 힐링 코스
대나무터널 지날땐 신발 신어야
전망대-현수교 또다른 재미

강천산은 오르는 길도 편안하고 길목마다 폭포 등 볼거리가 가득해 언제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지만, 바쁘게 산행하다보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등산이 아닌 힐링을 위해 맨발산책코스를 천천히 음미해보았습니다. 참, 전북투어패스가 있다면 무료로 입장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입구를 지나면 바로 물소리가 들리고 점점 커다란 폭포소리에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고추장의고장 순창답게 장독이 줄지어 있는 다리 도선교 너머로 긴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병풍처럼 펼쳐진 병풍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가만히 눈을 감고 들어봅니다. 볼을 간질이는 바람에 살짝 미소가 지어집니다.

강천산에서는 검은 비닐을 들고 있거나 손에 신발을 들고 있는 등산객을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맨발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거든요. 입구에는 발이 그려진 커다란 안내판도 있어요. 오장육부가 모두 발에 있다는 말 들어보셨을 거예요. 신체의 어느 부분이 발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면서 자연스레 저도 신발을 벗어봅니다.

맨발로 걸으면 성인은 아랫배가 빠지고 고혈압환자는 혈압이 조정되고 학생은 머리가 좋아진다고 적혀있더라고요. 연인은 손잡고 걸으면 사랑이 깊어지고 가족과 함께라면 화목해지니 다 같이 맨발로 걷자는 거죠. 미리 비닐과 손수건을 챙기면 편안한 맨발 산책이 될 수 있을 듯해요.

보통의 산이라면 맨발로 걷는 건 비추입니다. 등산로에는 대개 삐쭉삐죽한 돌들이 널려있고 자칫 날카로운 무언가에 찔릴 수도 있잖아요. 강천산은 다릅니다. 부드러운 흙이 다져져 있어서 밟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떨어진 때죽나무 꽃을 밟을까봐 조심조심 살짝 피해갑니다.

걷는 내내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감성을 오롯이 내것으로

햇볕이 강하고 더운 날에도 순창 강천산 안을 시원합니다. 나무 그늘이 더위를 막아주고 시원한 계곡물이 온도도 낮춰주거든요. 지나면서 보는 계곡의 풍경은 눈을 너무나 즐겁게 해줍니다. 

가을이면 강천산을 찾는 사람들이 특히 더 많은데요, 바로 이 단풍 때문이죠. 강천산에서는 봄에도 단풍을 즐길 수 있답니다. 햇살이 만들어낸 단풍 그림자가 땅에 어슴푸레 내려앉았거든요. 삐죽한 잎사귀 모양 그대로 땅에 그림을 그려놓은 모습을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곳을 만납니다. 아기자기한 단풍나무길을 걷다가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마주하니 키가 큰 근육질 남자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메타세콰이어 옆 벤치에 앉아 맑은 계곡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입니다.

물이 맑은 강천산에는 용소도 있습니다. 다른 곳보다 깊은 물웅덩이는 색깔도 차원이 다른데요, 푸른빛이 돌고 있는 용소는 깊이가 몇 m나 되니 함부로 들어가면 위험하답니다. 이렇게 바위에 오순도순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아니겠습까! 

준비물 하나 더 추가!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명상할 수 있는 방석이나 돗자리를 준비하세요! 저도 한참을 앉아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물고기와 떠다니는 하얀 때죽나무 꽃들을 바라보았어요. 그러다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호흡명상을 해봅니다. 머릿속의 잠념들은 내보내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며 긴장을 풀고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듯합니다.

강천산의 명소 강천사와 구름다리

강천사 강천문을 지납니다. 강천사는 신라 도선국사가 887년에 창건한 사찰로 지금은 자그마한 규모이지만 한때는 천여 명의 승려가 머물렀습니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거의 다 불타 없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시원한 약수 한 사발 합니다. 맨발로 걷다가 마시는 약수,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대나무숲 산책로를 만납니다. 바람에 사각이는 댓잎들의 연주를 듣고 싶다면 잠시 올라가보셔도 좋아요. 대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요, 여기를 오르실 때는 신발 신으셔야 해요. 걷다가 맨발로 가기 힘들어 보이는 곳에서는 꼭 신으세요. 내발을 소중하니까요! 

잠시 대나무숲 구경하고 내려와 다시 맨발산책코스를 걷다가 계단이 한참 이어지는 길을 만났습니다. 오히려 나무계단은 맨발로 가기 괜찮더라고요. 급할 것 없는 산책이 오늘의 포인트이니 계단을 오르다 숨이 차오르면 잠시 계단에 앉아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죠? 

전망대에 오르니 저 아래 강천산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요즘에야 출렁다리들이 유행처럼 많이 생겼지만, 이 구름다리는 무려 1980년에 만들어진 현수교입니다. 

주황색 현수교 바닥은 구멍이 커다랗게 하나씩 송송 뚫려 있는 재미난 모양이에요. 폭이 1m밖에 되지 않아서 서로서로 비켜가면서 천천히 건너다 중간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기암이 가득한 주변을 바라보는 것도 멋지지만 바닥이 보이는 맑은 계곡물, 푸른 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게 기분이 더 좋던데요.

용소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반영들과 두 줄기 시원하게 떨어지는 구장군폭포까지 둘러보고 다시 원점회귀합니다. 맨발샌책코스는 병풍폭포에서 강천사, 구름다리, 구장군폭포까지 왕복 5.5km밖에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마음에 드는 곳에서 힐링하고 명상하며 걷는다면 세 시간도 모자란 코스입니다. 멈춤과 느림의 미학이 어울리는 곳, 강천산 맨발산책코스에서 여러분도 힐링해보세요.


*강천산
-주소: 순창군 팔덕면 강천산길 97
-입장료: 어른 3천원, 초중고생 2천원, 주차요금 무료
-문의: 063-650-1672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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