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솔잎을 먹으며' 석인수 4번째 수필집
저자의 경험-노랫말-기사 등 연결지어 풀어

“원래 송충이의 주된 먹이는 솔잎이다.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 살았기 때문에 솔잎 먹이에 길들어 있다. 송충이가 갑자기 색다른 음식으로 바꿔 먹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나 역시 농부의 아들로서 농사일로 길들었었는데 수 십 년 동안 공직 생활을 탈 없이 해온 게 용할 뿐이다” (‘다시 솔잎을 먹으며’ 중에서) ‘다시 솔잎을 먹으며(수필과 비평사)’의 저자 석인수 작가의 네 번째 수필집이 출간됐다.

자기추상과 대인춘풍의 자세를 견지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공직 생활에서 물러 난지 10년.

저자는 이제야 비로소 한숨을 쉬고, 조금은 느긋하게 사람 사는 모습의 원근을 조명할 수 있게 됐다고 고백한다.

소소한 일상과 사랑하는 사람, 때로는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문학성 갖춘 글이 아닌, 솔직하고 담백하게 묘사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기록하고 있는 삶의 초상은 어떨까.

세월의 내공이 묻은 글 속 이야기는 저자의 경험을 녹여내기도 하고, 유명 가수의 노랫말이나, 지인에게 듣게 된 이야기, 신문기사 등과 연결 지어 풀어낸다.

제1부에 속한 ‘어느 초등학교 교사 이야기’는 저자가 도청 새만금 환경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지인에게 받은 이메일 속 이야기에 빗대 생각을 기술한다.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초등학교 교사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돌본다.

그 해 말이 되자 아이는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아이는 어엿한 의사가 됐다는 감동적 이야기다.

글을 통해 칭찬과 격려가 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기승전결이 있는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여기에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 실추된 교권 회복 등 사회적 이야기까지 덧붙인다.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저자는 사회적 시선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독자들을 묘하게 끌고 간다.

1부 ‘물같이 살았으면’부터 제5부 ‘알로하 하와이’까지 총 50여 개의 이야기는 다양한 시각과 이야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여러 가지 생각들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비록 나의 글이 특별히 내로라 할 것도 없고 드러내 보일 것도 없지만, 우연히 접한 나의 글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고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일상과 체험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감이 되고 득이 된다면 기꺼이 나의 치부와 속살을 드러내겠다”고 말했다.

2005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청아 석인수 작가는 원광대학교 겸임교수 및 전북 건설교통방재국장, 새만금환경국장, 대한토목학회 전북 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행촌수필문학회 화장, 수필과 비평 작가회의 전북지부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등의 문단 활동을 펼쳤으며, 저서로는 ‘생각이 머무를 때면’, ‘그래서 당신을’, ‘발자국 없이 걸었네’ 등이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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