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더불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예상보다 더 큰 차이의 압승은 출범한지 1년 조금 지난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속 깊은 배려라 생각된다.

사실 문재인 정권이 처한 여건은 매우 어려운 악조건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시대에 뒤떨어진 토목공사와 보수반공이라는 이념투쟁에 몰두하면서 구조 조정과 미래 산업 준비는 소홀히 한데다가 부정과 부패는 만연하여 국가경쟁력은 땅에 떨어지고 민생은 도탄 직전이고 남북미 관계는 전쟁 일보 직전이라는 막다른 골목까지 치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보수정권의 장기집권을 꿈꾸면서 총선에서 반대세력을 찍어내고 자파세력을 심는데 만 혈안이 되었다.

결국 촛불시민혁명으로 쫓겨난 박근혜 정부 대신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이 모든 업보를 안고 국정을 운영해야 할 처지이고 이를 잘 아는 국민들은 잘 하라고 힘을 최대한 실어준 것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문재인 정부가 싹수가 있다고 본 신뢰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사상 초유의 압도적인 지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상대의 자멸에도 힘입은 바 큰 것 같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국가경쟁력을 망하기 직전까지 망가뜨려 놓고도 반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족사의 질곡인 70년 냉전체제의 해제라는 역사적 사건에 비방과 저주를 늘어놓는 자유한국당을 국민은 심판한 것이다.

그리고 국민이 지지해 준 국민의 당을 억지로 바른당과 합친 바른미래당과 진지한 협상과 타협 없이 분당의 길로 간 민주평화당 역시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그에 반하여 작지만 정체성이 분명한 정의당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현격한 차이로 3위를 함으로써 희망의 불씨를 키워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정치는 계속되고 선거도 계속된다.

더불어 민주당에게 압승하도록 표를 몰아준 것은 잘 하라는 격려이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게 참패를 안겨준 것은 앞으로 정신 차리고 거듭나라는 사랑의 회초리이다.

그래서 다음 선거는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국민의 바람대로 더불어 민주당이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고 민생 돌보기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야당들도 국민과 당원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고 국가경제를 좀 먹는 현실의 질곡을 깨뜨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미래에 대한 대비에 심혈을 기울이기 바란다.

2년도 남지 않은 2020년 총선 결과는 그에 대한 노력의 냉혹한 성적표가 될 것이다.

그런데 당선에 더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의 자질과 자세이다.

그런 점에서 고창군에서 더불어 민주당 압승이라는 쓰나미 속에서도 50% 이상의 득표로 당당히 당선된 유기상 당선자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 선거에 뜻을 두고 있는 입지자들은 유기상 당선자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적 부침에도 불구하고 한결 같이 자기정체성을 잃지 않았고, 4년 전 낙선 후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유권자과 신뢰를 쌓아가고 정책과 비전을 가다듬었으며, 이미 전직 공무원 시절부터 타의 모범이 되는 공직수행을 하여온 것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시련과 좌절 속에서 단련되어 온 유기상 군수의 당선은 고창군민의 축복이고 행운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봉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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