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
사진-그림 본질성 인지해
화가서 사진가로 진로변경
비가시적 이미지 촬영등

전업작가로 불리고 싶다.

작품을 만들고 판매를 통해 작가생활을 영위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신 선택한 게 각 기관을 돌며 사진강의를 하는 일명 보따리 장사로 생활하고 있다.

때문에 자신을 ‘교육체험예술가’로 자처하기도 한다.

사진가 유기종의 이야기다.

매일 매일 전북 도내를 돌아다니며 강의를 하고 있다.

이날 사진공간 눈에서 펼쳐진 ‘전북지역 사진작가와의 만남’도 그 일환일지도 모른다.

김제 출신이지만 대부분 군산에서 활동을 했다.

군산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을 비롯해 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앞날이 창창한 화가였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사진으로 자신의 진로를 변경한 것이다.

화가가 사진을 접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진로를 변경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비가 보슬보슬 오던 날 숲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숲의 기운을 수묵화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과감하게 붓을 꺾었다.

대신 카메라를 선택했다.

사진도 독학으로 배웠다.

심지어 카메라도 빌려서 사용했다.

스스로 찾아 터득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유기종 작가는 “어떻게 하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을까 계속 자신에게 물어봤다. 어떤 그림을 그릴까에서 어떤 사진을 찍을까로 변한 것 외에 사진과 그림은 본질은 같다”며 “한 공간에 가면 그 공간만의 묘한 기운이 느껴진다. 이것을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풍경화나 인물화 등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한 대상의 특성을 포착한 뒤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오브제로 탄생된다.

심지어 바람이나 영혼, 사랑 등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파인더에 담아냈다.

이른바 메이킹 포토다.

자신의 미술 전공을 살려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선택한 ‘점’, ‘선’, ‘면’ 등이 바로 그 결과다.

처음 오브제로 활용한 것은 다름 아닌 딸의 천기저귀였다.

기저귀가 가진 묘한 질감을 알게 됐고, 이것을 하늘에 날리며 하나의 작품을 이어갔다.

그가 최초 시도한 ‘선’에 대한 작업이다.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세상에 없는 작가만의 씨앗이나 꽃 등이 작품으로 탄생한 ‘점’에 대한 작업도 연장선상에서 진행된다.

2015년도엔 ‘선’과 ‘점’에 ‘면’을 포함한, 허공에만 있던 선에 공간의 개념을 도입하고 확장한 작업을 선보이게 된다.

해당지역의 지역성, 공간 안의 기억, 공간 안의 선을 띄어보는 방식이다.

작가는 “모든 사물은 점과 선, 면으로 구성된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지만 예술에서는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가끔 욕심이 과해 작품들이 뒤섞이는 경우가 있지만 이제는 여백을 두려 한다. 작가로서 길을 걷기 위해선 자신의 과거를 딛고 작가로서의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만의 작품세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