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유독가스로 가득차
출입구 피해 좁은 복도연결
비상구로 대피해 의식잃어
사상자 절반이상 발견돼

외상 술값 때문에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군산 주점 방화 사건과 관련, 소방당국은 주 출입구에서 휘발성 인화물질 발생된 불로 손님 대부분이 비상구로 몰리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군산소방서가 발표한 '장미동 주점 화재 피해·대응상황'에 따르면 화재 신고는 17일 오후 9시 54분께 최초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3분 만인 9시 57분께 현장에 도착,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시작했다.

소방대원 등은 주점 비상구가 열린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빠져 나온 손님을 우선 병원으로 이송한 뒤 동시에 주점 내부 진화작업에 돌입했다.

소방당국은 구조 인력과 진화 인력을 나눠 화재 신고 20분 만인 10시 12분께 주점 안에 있던 33명을 병원으로 옮겼고, 이로부터 6분 뒤에는 불길을 잡았다.

구조 인력은 이후 주점 내부를 5차례 수색했으나 추가 사상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상자를 집계한 결과, 사망 3명에 부상자 30명 등 모두 33명의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방화 용의자 이모(55)씨가 도로와 연결된 주 출입구에 불을 질러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주 출입구를 피해 좁은 복도와 연결된 비상구로 빠져 나오려다 연기를 들이마셔 의식을 잃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사상자 절반 이상은 비상구 주변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여기에 불이 난 주점 건물 면적이 238㎡에 불과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도 인명피해를 키웠다.

현 소방시설법상 주점과 같은 위락시설은 1천㎡ 면적 이상일 때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불이 난 주점에는 소화기 3대와 피난 유도등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만 갖춰져 조기 진화에 역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씨가 방화에 사용한 휘발성 인화물질이 피해상황을 더욱 부채질 했다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물질이 연소하면서 좁은 주점 안을 순식간에 유독 가스로 채워 비상구를 채 빠져나가지 못한 손님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비상구는 개방된 상태였으나 주 출입구 화염으로 손님들이 일시에 몰려 병목현상이 일어났다"면서 "많은 사람이 동시에 대피하려다 유독 가스를 들이마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에 붙잡힌 방화범 이모씨(55)는 전신 70%에 2도 화상을 입어 현재 경기도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긴급체포 시한이 끝나는 20일 오전 이씨를 우선 석방한 뒤 현주건조물방화 치사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 받을 계획이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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