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우리의 고난-일탈
먹-선 활용 입체적 표현 눈길

“아기가 돌잔치에서 명주실을 잡으면 무병장수하여 오래 산다고 한다. 그렇게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실을 잡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보통 연필소묘를 한다. 그 연필에서 나오는 선(line)이 쌓여서 명암이 만들어지고 시각적으로 입체가 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이승의 개인전 ‘행운을 담은 실화 (畵)’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연필로 그려진 라인이 움직일 수 있다면?’이라는 작가의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캔버스에 실을 붙이거나 혹은 붙인 실을 떼어 내어 이야기를 표현하고, 이내 실에 직접 색을 입히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그림에서 바탕의 먹은 거센 폭포나 힘센 물살 또는 넘어야 할 우리의 고난이거나 갇혀 있는 현대사회의 일상에서 자유로운 일탈로 표현된다.

그 위에 거센 풍파를 즐기는 잉어의 여유로운 일상이 존재하고, 부귀, 열정, 에너지 등의 뜻을 지닌 붉은색을 잉어에 채색했다.

실(thread)과 먹(ink) 그리고 붉은색(red color)을 조화롭게 섞으며 동양적 표현요소를 녹여낸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은 서양화의 기본 개념에 동양적인 철학과 느낌으로 선(線)과 공(空)을 투영하고 있다”며 “단순한 작업이지만 이 과정 속에서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고, 내적 갈등의 유일한 탈출구가 된다. 때문에 작업을 쉬이 멈출 수가 없다”고 밝혔다.

미술관 관계자는 “행운을 담은 실화(畵)는 동반자가 되어 희망을 찾고 꿈을 이루며 오랫동안 살아 있을 것이다. 작가도 작품도 살면서 조금씩 변하고 변화하듯이 그림도 세상 어느 곳에서 작은 울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승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단원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신미술대전, 경향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단원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ARTFAIR- SCOPE BASEL(아트페어 스코프바젤) 등 국제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강의전담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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