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에 의식 되찾아 진술
남편 18일만에 귀가 진술 일치

최근 정읍시 한 아파트에서 20대 여성의 추락 사건은 남편과의 가정불화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윤곽이 드러났다.

9일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8일 아내의 추락사고 신고 후 사라져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남편 A(34)씨가 사건발생 18일만에 귀가해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1시께 정읍시 연지동 한 아파트 11층에서 A씨의 아내 B(26·여)씨가 추락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목격 후 곧바로 신고한 남편 A씨가 아내 B씨 추락 직후 현장에서 사라짐에 따라 강력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A씨의 추적에 나섰다.

추락사고 후 A씨는 몰고 나간 차량을 버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되는 등 행방이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B씨가 이튿날 병원에서 깨어나 "남편이 그런 것이 아니다"고 진술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에 자진 출두한 A씨도 B와 비슷한 진술을 제시했다.

조사결과, 사건 당시 아내 B씨는 남편 A씨와 가정불화로 심하게 다툰 후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강행했다.

A씨는 B가 아파트 난간에 매달린 것을 보고 달려가 손을 잡았지만 미끄러져 놓치고 말았다.

B씨가 떨어진 것을 보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A씨는 순간적인 충격에 자신도 극단적인 생각에 빠져 곧바로 자신의 차를 타고 나가 도로 가드레일에 부딪혀 사고를 내고 목숨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후 그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아내가 생존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죄책감에 따른 두려움에 귀가하지 않고 전주시내 PC방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자진 출두한 그는 "아내가 추락한 것을 보고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집을 나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실패했다"면서 "그간 죄책감 때문에 찜질방과 PC방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강력범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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