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인정이 진정한 변화
'다름' 인정이 진정한 변화
  • 박은
  • 승인 2018.07.1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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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으로 번지는 '탈 코르셋'
#하 - 나다워지기 위한 '탈 코르셋'

탈코르셋 열풍에 비참여자
'미개한 의식 수준' 조롱
개인의 선택 존중 못해
'나다운 삶' 운동의미 변질

미용-성형등 뷰티산업이
조장하는 아름다움에 염증
개인의 개성표현 발판작용
각자의 선택 인정해줘야

“여성을 옭아맸던 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하자는 의견은 충분히 동감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모두가 탈 코르셋을 지향하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사람들은 코르셋을 벗지 못한 이들에게 ‘흉자’라고 조롱하거나 사회적으로 의식이 떨어지는 사람처럼 몰고 간다. 그런 프레임들이 여성 VS 여성의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20대 직장인 A씨)

탈 코르셋 운동이 열풍처럼 불면서 코르셋이라고 불리는 ‘화장’, ‘긴 머리’, ‘하이힐’ 등을 선택한 이들과 탈 코르셋에 동참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갈등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탈 코르셋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흉자(남성을 흉내 내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라고 조롱하거나, ‘미개한 의식 수준’이라고 비난한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 존중 받지 못한 채,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바라보며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 나다운 삶을 위해 시작된 탈 코르셋 운동의 의미가 변질되어 또 다른 코르셋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여성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탈 코르셋에 동참 해야 하는 건지도 의문이다. 화장을 하건 하지 않건 나 자신은 변하지 않는데, 화장을 했다고 해서 남성들에게 잘 보이기 위함으로 인지하는 몇몇 과격한 시선들에 불편함을 느낀다”(20대 직장인 A씨)

전북대 사회학과 정미경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탈 코르셋 운동이 화장을 하고 다니는 여성을 비난하기 위함은 아니다”고 선을 긋는다.

“그저 여성들이 그동안 억압받았던 것들에 자유로워지고자 시작된 운동”이라고 강조하며 “페미니즘이나 탈 코르셋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낯설음. 그리고 그곳에서 오는 불편감은 충분히 이해한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문제점은 과도기가 지나면 수그러들 것이다. 정확히 페미니즘이 어떤 것인지 탈 코르셋 운동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불편한 시각들이 점차 해소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교수는 미용, 다이어트 식품, 성형 시장이 등 연간 수십조억원에 이르는 뷰티 산업이 조장하는 아름다움을 지적했다.

“화장품, 의류 등 가짓수도 다양하고, 미디어 안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게 ‘아름다움’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모가 물려준 얼굴이나 몸이 아닌 만들어진 얼굴과 몸이 필요한 시대”라고 지적한다.

또 “미디어가 보여주는 몸과 비교하며 그동안 자신과 마주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이들이 부정하고 끊임없이 자기감시와 자기검열을 해왔다. 하지만 운동이 점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외모평가에 대한 윤리적인 고민이 생겨나고, 특정 외모의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건 아니다.

남성도 외모 품평이나 외모강박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오랜 시간 동안 내려온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에 대한 프레임은 대중문화를 통해 여성의 S라인이나 44사이즈, 남성의 초콜릿 복근이나 근육질 몸매 등의 환상을 만들어냈다.

외모도 하나의 스펙이 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남녀 모두 그 어느 때 보다 외모를 평가하는 세상의 잣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염증을 느끼고 있다.

결국 탈 코르셋 운동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여성다움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그러한 여성들의 움직임은 나아가 사회가 규정했던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고 이는 곧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사회적 발판으로 작용한 셈이다.

남의 기준에 맞춰 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써 살아가자는 목적으로 시작된 탈 코르셋 운동.

틀에 맞춰놓은 내 몸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몸을 긍정하면서 나를 이해하고 남의 몸과 생각까지 이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너와 내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각자의 선택에 박수쳐 줘야 하는 게 ‘탈 코르셋’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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