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시간 안내-진행 미숙에
플리마켓 외 볼거리 부족
시민반응 시큰둥··· 개선 필요

지난 14일 전주역 건너편 첫마중길에서는 ‘주말N 첫마중’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에게는 비교적 좋은 호응을 얻었지만 공연을 보러 온 젊은 세대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시큰둥한 반응을 얻으며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오후 3시경 첫마중길에는 노란색 파라솔과 좌판들이 일렬로 늘어섰다.

매주 토요일마다 플리마켓(벼룩시장)과 버스킹 행사를 열고 있는 전주 문화 나들이 판매자들이 분주히 장사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35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거리를 거니는 사람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가족단위 시민 몇 명이 거울못에서 물놀이를 시작하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효자동에 사는 한민규(43)씨는 “날씨가 더워서 나올까 말까 고민했다”며 “막상 아이들이 저렇게 재미있어 하니까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한다고 했던 버스킹 공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우아동에서 온 김지현(30)씨는 “소소한 공연이랑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왔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플리마켓 말고는 별게 없어서 놀랐다”며 “버스킹 공연도 한다고 했는데 몇 시부터 하는 건지 모르겠다.

물어볼 사람도 없고 날도 더워서 더 이상 기다리는 건 무리일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한다던 버스킹 공연은 오후 6시가 돼서야 세팅이 시작됐고, 오후 7시에 비로소 공연을 선보였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고도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첫무대로 사물놀이가 시작되고 곧바로 사물놀이패는 무대를 벗어나 마중길을 행진하며 놀이를 진행했다.

관객들은 객석에 앉아 빈 무대를 바라보며 사물놀이패 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들었고, 곧 두 번째, 세 번째 팀이 올라 리허설을 시작했다.

공연이 시작된 건지 공연을 준비중인 건지 관객들 입장에서는 아리송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수분이 지난 후 사물놀이패가 마중길 행진을 마치고 돌아오는 때에는 리허설 중인 음향과 사물놀이 음향이 겹치며 묘한 상황을 연출했다.

곧바로 리허설인 팀들이 무대를 내주긴 했으나 미흡한 진행으로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한 시민은 “요란한 소리가 들려서 왔다”며 “1시간 가량 앉아서 공연은 보고 있는데, 사실 이게 무슨 행사인지는 모르겠다. 시종일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첫마중길을 주말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문화행사로 채우겠다고 밝힌 만큼 조금 더 세심한 배려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한편, 주말N 첫마중 행사는 오는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계절별, 테마별 문화행사를 진행 할 예정이다.

/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