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인협회 일화집 발간 목정문화상
가람-신석정 등 자잘한 에피소드 흥미

전북 문단의 역사를 한 눈에 담은 책이 발간됐다.

전북문인협회가 발간한 전북문단 일화집인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는 전북 문단의 역사를 나열하기 보다는 도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직접 나서 스승이나 부친, 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 2016년 전북문인협회는 ‘전북문단 70년사’를 발간한 바 있다.

‘전북문단 70년사’는 전북문단 역사를 정사 개념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전북문단 일화집’은 일종의 야사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책이 발간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 2017년 편찬위원회가 조직됐으나 문단 일화를 알고 있는 생존 작가들은 몇 사람 되지 않은데다 그나마 원고를 작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로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당초 계획된 예산이 사라지는 바람에 발간이 연기될 상황이었지만 목정문화재단 김홍식 이사장의 지원에 힘입어 작업에 임하기도 했다.

전북문단일화집 조기호 편찬위원장은 “지난날의 흔적과 거기 고인 예술혼, 그 혼으로 살아낸 지혜를 모아 일화집을 발간했다”며 “전북문단의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앞으로 걸어갈 방향의 키를 올곧게 잡아 오늘을 비옥하게 하는데 발간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책은 시대별, 인물별로 나뉘었으며, 전북문인협회 생성과정 등을 모은 제1부 ‘전북문단 태동’, 가람과 석정을 비롯한 연대가 높은 작가들을 제2부 ‘한국문단을 빛낸 별’로 편성됐다.

또 김해강, 홍석영 등의 일화를 제3부 ‘이런 일, 저런 일’로 묶었고, 제4부 ‘지역문단’은 지역의 이야기를, 제5부 ‘문학상과 문학관 및 시비건립’ 등으로 구성됐다.

책은 전북문인협회 역사부터 현대문학 창시자 김광수에 대한 추억, 목정문화상 탄생과 관련된 일화들까지 문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알짜배기 추억들이 가득하다.

특히 오늘날 전북문화 예술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한 목정문화상 탄생이 콩나물집 골방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또 일화집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문학의 큰 스승들의 재미난 일들이 수록되어 있다.

전설처럼 살다 가신 가람 이병기 선생의 유년시절 이야기부터 담배를 끊게 된 배경,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가르칠 때의 일화 등 가람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술과 담배는 이병기 선생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신석정 선생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애주가와 애연가였다.

이들에 대한 문학세계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이번 책의 발간 가치다.

또 채만식, 서정주, 라대곤, 송기원, 최승렬 등 전북 문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스승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작품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움을 던져준다.

전북문인협회 류희옥 회장은 “이번에 야심차게 간행하는 ‘전북문단일화’는 개인적인 일화나 기행, 기타 이러저러한 저간의 사사로운 삽화나 사연들을 모아놨다”며 “기꺼이 한 꼭지씩 집필에 동참해주신 문사님들에게 감사드린다.

전북 문단사 이면의 이 야사들이 뜻있는 선비들이 기록한 역사로 길이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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