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악제 기악 대상
기악서 종합대상 1명뿐
"의미커 초심 잃지 않을 것"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게 돼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 처음엔 어찌할 바 몰랐지만 시간이 가니 이제야 밥을 넘기고 있다.”

도내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대금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대금연주자 서정미씨가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지난 14일, 15일 대구에서 열린 제29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에 참가한 서정미씨는 예선과 본선에서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연주했고 심사위원의 높은 점수를 얻어 명인부 기악 종합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통상 판소리와 무용 부문에서 종합대상을 나오는 일반 상황을 감안하면 기악 부문의 종합대상 수상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대회만 해도 지난 2010년 대통령상 수상 이후 기악 부문 종합대상은 단 1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정미 연주자는 “출전할 때만 해도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무대란 생각이 들었고, 연주도 매우 만족했다”며 “공연이 끝나니 객석에서도 우승감이란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전날 좋은 꿈을 꾸었다는 고수의 말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학 재학 중 남원춘향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07년엔 완산국악대전에서 문화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10년 만의 도전이었다.

대통령상 도전은 무작정 대회에 나간다고 거머쥘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준비했고, 작년 독주회가 끝난 후 고개를 끄덕였던 스승의 인정이 큰 격려가 됐다.

이른바 때가 됐고, 이제는 대통령상 수상으로 대금의 명인 반열에 오르게 된 셈이다.

초등학교 재학 당시 플루트로 악기를 접했지만 중학교 때 대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이로부터 30년 넘게 대금과 함께 했다.

대금은 인생의 일부이며 남은 인생 함께 할 동반자인 셈이다.

서정미씨는 “멈추지 않고 항상 내 곁에 있어야 할 것이 대금이다. 아침 산책은 물론 휴가 때에도 내 곁에 있다”며 “악기를 불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느낀다. 여자이기 때문에 약한 소리를 낸다는 소리가 제일 듣기 싫다. 입술이 아플 정도로 연습을 하는 이유다”고 밝혔다.

대통령상 수상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 단계, 한 단계 상승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그렇다고 단 한 번도 쉽게 오른 적은 없다.

지금도 하루 몇 시간씩 습관처럼 연습을 하는 이유다.

대통령상을 위해 세 번만 도전하자고 마음먹은 게 올해 초였다.

운이 좋아 한 번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결코 자만하지 않을 요량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것과 같이 앞으로도 걸어야 할 길이 어떤 길임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미씨는 “너무 큰 상을 받았다. 최선을 다한 결과란 국악원 단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항상 겸손하고 되바라지지 않은 연주자가 되겠다. 인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켜야 할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항상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목원대와 전북대 음악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연주자 서정미는 제31회 남원춘향국악대전경연대회 일반부 최우수상, 제11회 완산국악대전 일반부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중요무형문화제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 전북대 겸임교수를 지내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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