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로드숍 발길 뚝
소비자 백화점등 몰림 현상
키즈카페-식당가 신장세
고사동 일대 매출 40% 감소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내 유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를 비롯한 극장, 키즈 카페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늘면서 폭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냉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전통시장이나 로드숍(길거리 소형 브랜드 업체) 등 소형 유통업체는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25일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롯데마트 전주점 등 대형유통업체 및 멀티플렉스와 로드숍이 밀집된 전주시 고사동 일대 및 남부시장 등 전통시장을 둘러보니 유통업체 간 사정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마디로 극과 극의 상황으로, 폭염경보가 지속되면서 냉방시설이 잘 갖춰지고 한 건물 안에서 영화, 쇼핑, 식사가 가능한 멀티플렉스나 대형마트 등은 밤낮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매출이 신장했다.

전주지역 내 멀티플렉스 중 하나인 몰 오브 효자점의 경우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이곳의 2층에 자리한 CGV IMAX 전주효자점은 한낮은 물론 심야에도 일부 영화가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방학 특수도 있지만 밤에도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열대야가 극심한 만큼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몰리는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극장뿐만 아니라 애슐리, 명동할머니국수 등 식당과 신발 전문매장, 유니클로 등도 지난달보다 이달 들어 매출이 신장, 지난해 동월보다도 소폭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마트 전주점, 홈플러스 효자점 등 대형유통업체도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야간 매출이 늘고 있다.

음료를 비롯해 간편식품이나 조리음식 등의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의 경우 여름 정기세일과 맞물리면서 이달 들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6층과 지하1층 식당가의 매출 급증은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아도 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요즘은 평일 오전부터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백화점을 찾는 고객 대비 매출이 급성장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식당가나 7층 영화관은 신장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로드숍 등 소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고사동 일대 의류, 신발 등 로드숍은 38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인해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 없는 만큼 매장을 찾는 손님들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기온이 오르면 오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으로, 이에 고사동 일대 상점 5곳의 매출은 6월보다 40% 정도 줄었으며, 이른 더위가 찾아왔던 지난해보다 매출이 감소세가 더욱 가파른 것으로 파악됐다.

남부시장, 신중앙시장 등 전통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그나마 로드숍은 냉방시설이라도 갖췄기 때문에 단골손님이라도 찾지만 전통시장은 아예 개점휴업인 상태였다.

일부 상인은 며칠째 매출이 0원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남부시장 아가씨콩나물 주인은 “없어도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가 있느냐. 아예 문을 닫아버린 상인들도 있다”며 “우리는 주로 두부나 콩나물을 파는데 절반도 못팔 때가 많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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