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정재승 17년만에 단독 신작
수많은 강연 중 12개 이야기 선별 정리

전국적인 폭염이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책 한 권 읽는 풍경이 절로 떠오른다.

소름 오싹한 공포 소설도 좋고 시원한 휴양지를 소개하는 책도 좋다.

하지만 복합한 사회현상이나 친숙한 문화콘텐츠 속에 숨겨진 과학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은 지난 20년 간 국내 작가 과학책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이후 17년 만에 출간된 신작이다.

그동안 저자는 과학과 대중 사이에 접점을 넓히는 다양한 책에 참여는 했지만 단독 신작은 17년 만인 셈이다.

저자는 그동안 딱딱한 과학지식을 일상의 언어로 전달하며 많은 사람들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 강연에 몰두해왔다.

테크놀로지 산업의 최전선에서 목격한 일들을 대중과 함께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수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관련 강의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자에게는 매년 1,200여건의 강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책은 그동안 저자가 대중들에게 했던 강연 중 큰 호응을 받았던 12개를 선별해 정리한 것이다.

또 새롭게 밝혀진 내용도 추가했다.

저자는 책에서 의사결정, 창의성, 놀이 등 과학의 관점에서 여러 이야기를 소개한다.

왜 우리는 매번 계획을 세우면서 실천하지 못하는지,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우리 뇌는 어떤 반응을 하는지,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왜 인간은 미신을 믿는지 등 인간의 여러 다양한 행위와 행태를 과학의 관점에서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난 과거만 들추지 않는다.

저자는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대처방법도 소개한다.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 등 눈만 뜨면 새롭게 나오는 생소한 과학용어에 긴장하지 말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기를 역설한다.

아직 오지 않은 세계이지만 그렇다고 낙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2부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스마트폰 이후 시장을 지배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예상부터 인공지능, 암호화폐 등 새로운 기술혁신을 드러내면서 두려움 대신 새로움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마음가짐도 던지고 있다.

때문에 책은 신기한 과학상식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새로운 지식이 우리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되고,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 어떤 도구가 될지 미리 예측하게 만들어준다.

또 저자는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그 생각을 다시 받으며 낯선 탐험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생각이 모험의 도구가 되고 그 모험을 통해 다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이 책이 원하는 결론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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