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워라밸
  • 강태문
  • 승인 2018.07.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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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신조어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워라밸은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2017년 7월 워라밸의 제고를 위해 「일·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했다. 책자에는 정시 퇴근,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업무집중도 향상, 생산성 위주의 회의,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효율적 보고, 건전한 회식문화, 연가사용 활성화, 관리자부터 실천 등 10가지 개선 방침이 수록됐으며 잡플래닛과 공동으로 워라밸 점수가 높은 중소기업을 평가해 「2017 워라밸 실천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 (시사상식사전)

일은 그 정의로 본다면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또한 각 개인에게 있어서 일이란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이루기 위한 활동이기도 하다.

인간은 생존을 위하여 단순히 본능적으로 노동을 통해 생산적 활동만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 안에서 한 객체로서 상호접촉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에게 있어서 일은 자신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존과 함께 자신의 존재가치를 위해 자신의 일을 찾는다.

지금도 명예퇴직과 같은 제도를 통해 조기 퇴직을 하는 직장인들이 있지만 1997년 한국 IMF 외환위기 때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무더기로 명예퇴직을 통해 일선에서 떠난 직장인들이 있었고 당시의 어려웠던 국가경제위기 상황과 맞물려 기업의 어려운 환경은 구조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시기여서 직장을 떠나 일을 가지지 못한 속칭 백수라 불리는 자들이 많았다.

당시에 조기퇴직을 하게 된 필자의 지인 중에 한 사람이 찾아와 돈을 받지 않아도 되니 자신이 할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들을 때 일이란 사회적 존재인 개인에게 있어서 존재감을 가지게 되는 중요한 요소임을 더욱 알게 되었다.

‘워라밸’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을 보면서 얼마간의 격세지감을 느낀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부흥기에 일은 단순하게 생존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일과 삶의 밸런스를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스럽게 여겨지던 시대여서 할 수만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일하려하는 일 욕심에 빠져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은 지나치게 일에 치우쳐 살았던 시대였고 그러한 것은 조금도 부자연스럽게 여겨지지 않았던 때였지만 이제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이지만 일을 가진 자들에게는 일과 함께 자신만의 삶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밸런스를 가지고 싶은 시대이다.

맹자의 가르침 중에 無恒産者無恒心(무항산자무항심)이란 말이 있다.

일정한 생업이나 재산이 없는 사람은 마음의 안정도 누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즉 자신이 금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하면 여가선용도 자신만을 위한 삶도 가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워라밸’도 돈의 여유가 없으면 뜬구름 같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따라 급격한 최저임금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라 ‘워라밸’의 실천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그 예상은 일부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에 불과하다.

블루칼라로 불리는 생산 현장근로자들은 기본급이 적고 수당이 많아서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 등으로 인해 작은 기본급에도 원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근로 대가를 통해 가족과 자신의 여가를 이용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법정 근로시간이 정해진 것으로 인해 수당이 줄어들어 임금 감소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즉 자신을 위한 시간은 주어졌는데 주어진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금전적 여력은 없어진 것이다.

오 헨리가 쓴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부부가 크리스마스에 서로의 선물로 고민을 하다가,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탐스럽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장식할 머리핀을, 아내는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남편의 시계를 위한 줄을 사는 기가 막힌 이야기와 같은 것은 아닌가 싶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고 자신이 모든 일을 감당하는 것으로 인해 직장을 잃은 자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워라밸은 꿈과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세금을 통해 임시 땜질식으로 어려워진 환경에 급한 처방을 하고 있지만 한시적 처방에 불과하다.

국가의 경제정책은 실험 대상이 될 수가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요즘 국민들이 느끼는 실물경기가 갈수록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답답함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는 않은 것 같다.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정부는 새로운 포용적 성장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제 기업에 대한 규제혁신을 통해 기업의 경영활동을 활성화 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져 소득이 분배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모두가 워라밸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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