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토 개인방송 진행
시민-관광객 추억거리 선물
10년동안 자선행사 이어와

전북에서 17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조준모 씨는 지칠 줄 모른다 전북에서 17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조준모 씨는 지칠 줄 모른다.

전주교통방송에서 수년 째 아침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대학교 강의와 각종 행사 MC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남부시장 하늘정원에 ‘별다방 준모씨’라는 라디오 부스를 만들어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개인방송 ‘굿모닝 준모닝’은 시민과 관광객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신청곡을 틀어주며 소소한 추억거리를 선물한다.

또 남부시장 상인들을 라디오 부스에 초대해 대화를 나눈다.

‘먹방’이나 ‘뷰티’같은 흥행성이 보장되는 콘텐츠는 아니지만,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시장 속 특별한 풍경들을 공유한다.

“한옥마을이나 남부시장 청년몰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정작 시장 상인 분들은 장사하기 팍팍하다고 말씀하세요.

인기가 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시장 활성화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개인 방송을 통해 시장도 알리고, ‘조준모’라는 사람도 알리려고 시작하게 됐죠” 지금은 전북에서 알아주는 방송인으로 손꼽는 조준모씨지만 방송일을 시작해 자리 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4년 MBC 아카데미에서 성우과정을 등록해 수료한 뒤, 4번의 시험에 모두 낙방했다.

함께 과정을 수료한 동기들은 연기력도 뛰어나고 목소리도 일품이라 당연히 성우가 될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번 시험의 문턱에서 좌절한 그는 이후 대학에 복학해 아르바이트로 전북대학교 앞에서 테이프 장사를 했다.

“그때 방송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트럭에 카세트랑 마이크를 달아서 ‘길거리 디제이 조준모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테이프를 팔았어요.

그러니까 덩달아 사람들도 좋아하고 관심 있게 봐주시더라고요”다시 차근차근 방송을 준비했고 전주방송 개국 시험에서 15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당시에 너무 기뻐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크게 한턱 쐈어요.

그리고 보름 정도의 연습 기간을 가졌는데 시험 때와 달리 제가 말을 못하더라고요.

방송국 사람들도 모두 놀랄 정도로요.

결국에는 주말 프로그램으로 밀려나게 됐어요.

별다른 멘트 없이 3시간 동안 음악만 틀어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 정말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죠” 그렇게 기쁨과 좌절을 동시에 맛보며 성장한 조준모씨는 그 시절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회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3시간 동안 진행한 프로그램이 저를 단련시키는 좋은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잘하고 싶고, 잘해야 한다는 욕심을 비워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거든요.

마이크에 대한 적응도 확실히 할 수 있었고요”그리고 다시 교통방송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을 알리기 위해 ‘전주교통방송 주파수 102.

7Mh.

z 조준모’ 라고 써진 현수막을 제작해 서신동, 주유소 등 곳곳에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기관장들에게 무료로 행사 진행을 봐주겠다는 편지를 썼다.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자신을 노출시켰고 이내 조준모라는 이름 석 자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를 찾는 사람들은 점차 많아졌고,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2008년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 자선행사를 시작한 것이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행사는 처음에는 일회성으로 기획됐다.

“제가 교통방송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까 교통사고 유자녀들을 도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한번만 하려고 했으니까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에게 지원해달라고 부탁했죠.

음향이나 조명 장비 등 다양한 곳에 돈이 들었는데 좋은 일을 한다고 하니까 많은 분 들이 흔쾌히 도와주셨어요.

그렇게 십시일반 도와서 행사를 하게 됐는데 첫 해 관객들이 도청 광장 앞을 빼곡하게 메웠고, 시민 분들이 좋은 일 한다는 마음을 읽으신 건지 IMF 금 모으기 할 때처럼 모금함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으시더라고요.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아서 평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큰절을 했죠”따로 지원해주는 곳도 없었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따랐지만 지인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행사를 이어 나갔고 이제는 후원 받으면서 행사를 진행 할 수 있게 됐다.

실패와 포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도전은 마치 행복의 근원처럼 느껴졌다.

“제가 욕심이 많아요.

지역에서 전문 MC로 입지도 굳혔고, 많은 분들도 찾아주시는데 가끔 공중파 방송을 보면서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생활도 즐겁고 만족스럽지만 방송에 대한 욕심은 계속 생기네요.

그래서 자꾸만 여러 가지 일들에 도전하게 된 달까요.

가만히 있질 못해요.

” 조준모씨는 방송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이후에는 체인사업처럼 중앙시장, 모래내시장, 부안, 익산 등지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고 말한다.

나아가 중앙 방송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비춘다.

누구보다 방송을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도 준비해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칠 줄 모르는 조준모씨의 도전이 새삼 아름답게 느껴졌다.

시장이 활성화 될 수도 또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이 왠지 성공적일 것 같았다.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조준모씨는 그것을 자양분 삼아 한 단계 도약할 것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