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이 어울리네요' 송종숙 수필집
시골생활 자연-일상 다양한 에피소드 감동

“사람 중에는 달큼한 꽃향내가 나는 사람도 있고 또 구수한 숭늉 냄새가 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음침한 비린내, 야비한 기름내, 심지어 퀴퀴한 구린내가 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서는 왠지 푸성귀처럼 싱그럽고 풋풋한 풀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수룩하니 약지도 못하고 닳아지게 세련되지 않은 점이 꼭 들판의 거친 풀을 닮았다.

쉬이 잊히지 않은 사람이었다.

풀을 뽑다가 문뜩 하늘을 쳐다보면 슬며시 그 사람이 떠올랐다."
(‘풀 냄새 나는 사람’ 중에서)


송종숙의 ‘보라색이 어울리네요’는 시골 생활의 풍경과 자연, 삶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빛나는 수필집이다.

투명한 성찰과 지혜가 자수정처럼 빛나는 저자의 수필들은 싱그럽고 풋풋하다.

가볍게 읽기 좋지만, 묵직한 울림과 감동은 책을 덮은 후 오랜 시간 지속된다.

책 속에는 저자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고민과 걱정,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담고 있다.

또 여자, 엄마, 주부, 인간으로써 성찰한 다양한 에피소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주기도,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담백한 필체와 진솔한 생활 속 모습들이 꾸밈없이 기술되어 있어 저자의 진심 어린 마음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송종숙 작가는 “학창시절 이후 수십 년 동안 완전히 잊고 지냈던 문학이라는 꿈을 이제야 줍고 있다”며 “철 잊은 풀줄기처럼 파릇파릇 돋아있는 마음은 갈바람이 빈 들녘에서 억새풀을 날리고 있는 듯 하다”는 비유로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고, 삶에 대한 기쁨을 알알이 담아낸 수필집은 1부 ‘보라색이 어울리네요’, 2부 ‘누름돌’, 3부 ‘다림질’, 4부 ‘시계소리’, 5부 ‘찬장과 여인’, 6부 ‘빵의 계절’, 7부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등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54개의 이야기를 읽어 볼 수 있다.

특히 각 챕터들 사이에는 저자의 생각들이 짤막하게 정리되어 있다.

독자들의 생각을 전화시켜주기도 하고, 이야기들 간의 유기적인 연결도 이끌어내며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전남 담양 출생의 저자 송종숙씨는 광주에서 학창생활을 보냈다.

‘한국수필’로 등단했으며 한국 문인협회 회원,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부 금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안아당의 오후’가 있다.

현재는 정읍에서 소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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