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탑
1962년 국보 11호 지정
삼국유사-삼국사기 미륵사
창건 기록 사실 확인 의의
일제강점기 시멘트 흉물돼
1999년 해체-보수 결정
문화재청 석재유구 훼손도
배수문제 개선 연구 진행
12월 일반에 복원 모습 공개
복원과정 학문-기술 등 성과

미륵사지에 들어서자마자 미륵산 아래 펼쳐지는 광활함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한강유역을 잃고 이 땅에서 있던 1천여 년 전 무왕의 마음은 어떠했을까?미륵사지 3탑 3금당의 가람배치가 세상사 어지러운 마음에 고요한 질서를 전해준다.

미륵사지가 세워진 곳은 무왕과 무왕비인 선화공주가 미륵산(용화산)에 사는 지명법사를 찾아가던 도중 만난 미륵삼존불이 출현한 자리다.

기록에 따르면 왕은 왕비의 청을 받아 지명법사의 신통력으로 이 연못지를 메꾸고 미륵사를 지었다.

익산은 왕권을 확립하려는 백제 무왕의 꿈이 펼쳐지는 곳이었다.

어릴 적 미륵사지는 소풍과 수학여행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아이들의 놀이터 중 한 곳이었다.

그곳에는 넓은 벌판에 기둥 몇 개와 콘크리트가 발라진 쓰러져가는 석탑 하나가 서 있었다.

하지만 역사를 배우면서 그곳은 우리 백제의 찬란한 역사가 숨 쉬는 자랑스러운 곳이며, 스스럼없이 드나들던 쓰러져가는 석탑은 우리 역사의 아픔의 현장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국보 제11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 석탑이라고요?!  

“선화공주님은/남몰래 시집가서/서동이를/밤이면 몰래 안고 간다네”

평범한 백제 청년 서동이 가짜 노래를 퍼뜨려 신라의 선화공주와 결혼했다는 설화는 유명하다.

훗날 서동은 백제 무왕이 되어 화려하고 웅장한 사찰 미륵사를 세웠다.

하지만 목재로 지어진 건축물은 모두 불에 타거나 무너져 지금은 볼 수 없고 무너진 채 남아있던 석탑만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최고, 최대 석탑으로 손꼽히는 미륵사지 석탑은 지난 1962년 12월 20일 국보 11호로 지정됐다.

특히 이 석탑은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탑이며 가장 큰 규모의 탑이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 대에 창건, 조선 시대까지 유지되었던 사찰이다.

1966년 최초 발굴조사 이후 1980년부터 1994년까지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전체적인 규모와 가람배치의 특징이 밝혀졌다.

 또한 양식 상 목탑에서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충실히 보여주는 한국 석탑의 시원으로 평가 받는 기념비적인 석탑이다.

2009년 1월 석탑 1층에서 사리를 보관하는 그릇인 사리 장엄구, 절이 세워지게 된 이유를 기록한 금판 등 국보급 유물들이 발견됐다.

이 유물들이 발견되면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나온 미륵사 창건에 관한 기록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백제시대 사리봉안 방식이나 탑 건립에 따른 의식, 발원자와 발원 동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와 의의는 매우 크다는 평가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로 등으로 역사성 회복 추진  

익산 미륵사지는 일제강점기인 1915년 시멘트를 마구잡이로 부어 보수해 흉물스럽게 변했고, 문화재위원회는 1999년 해체·보수를 결정했다.

이에 2000년 정밀조사와 가설 덧집 설치를 거,쳐 2001년 10월 고유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돌입했다.

6층 옥개석을 시작으로 해체가 실시되어 2004년 2층까지 해체 및 콘크리트의 제거를 완료해다.

이후 1층 해체에 앞서 내부 십자형 공간과 석축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2005년부터 1층 해체를 시작했다.

석축은 2008년 해체가 완료됐고, 1층 및 기단은 2010년에 해체가 마무리 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제학술시포지엄을 통해 그간의 조사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미륵사 창건의 역사적 배경과 발견 당시 미처 개봉되지 못한 청동합, 사리기 명칭 등을 소개했다.

특히 미륵사지석탑 보수정비계획과 함께 백제 최대 사찰인 미륵사의 건축적 위상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미륵사지 석재유구 훼손도 연구’, ‘배수문제 원인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와 함게 익산 지역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 사업을 통해 역사성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보수정비 언론공개 현장설명회 개최  

문화재청은 지난 6월 20일 미륵사지 현장에서 수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의 모습과 조사연구 성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추정 복원을 지양해 원래 남아있었던 6층까지 수리를 완료했으며, 7월 중순까지 현장을 일반에 공개했다.

정비를 마치는 오는 12월부터는 미륵사지 석탑의 완전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석탑 외부에 설치된 가설시설물 철거와 주변 정비, 준공식, 수리보고서 발간 등을 마치면 석탑 보수정비 사업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그동안의 수리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 발간, 기술교육, 학술행사 등을 통해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 과정은 많은 학문적, 기술적, 과학적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 많은 성과들 중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복원 과정을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며, ㅁ륵사지 석탑이 단순히 여행지이기 이전에 역사적인 장소였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라는 고려시대로 이어지면서 불국사 등 화려한 유적의 꽃을 피운 반면, 백제는 그 찬란함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면이 많다.

향후 미륵사지 석탑이 복원 공사를 완벽히 마치고 화려하게 복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기를 바란다.

/익산=문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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