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론등 다양한 이야기 펼쳐

꽃할배 이순재 배우가 말하는 ‘연기’의 정의는 이렇다.

“사람 사는 얘기를 여러 가지 형태로 꾸려서 다시 보여주는 것이 연기다”지난 4일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청년문화예술대학 연기아카데미 특강이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렸다.

이날 특강에서 이순재 배우는 연기론, 배우의 자세 등 연기경력 62년차 내공이 묻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배우는 “연기의 시작은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배우는 언어의 구사력(대사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대사능력이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구사하는 언어는 모든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연기는 예술이나 학문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소위 ‘연기자=딴따라’라는 편견이 많았다.

그 시절 이순재 배우는 연기도 제대로 하면 예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라벌예술대학이 생기고 한양대와 동국대에 연기학과가 생기면서 점차 연기를 학문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은 배우가 선망의 직업이 됐고 연기는 꿈이 됐다.

하지만 진짜 배우가 되려면 ‘모델스타’가 아닌 ‘액팅스타’가 되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나이가 들수록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게 배우이다.

그렇기에 돈을 많이 벌어서 톱스타 대우를 받는 ‘모델스타’가 아닌 꾸준히 노력해서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액팅스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에게는 다른 직종과 달리 정년이라는 게 없기에 사기 치지 않고 꾸준히 연기를 위해 노력한다면 반짝 빛나고 사라지는 배우가 아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소통 할 수 있을 거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이어서 “배우에게 필요한 조건은 창조력이”고 말하며 “한 가지 표현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 다양한 표현력을 지니기 위해서 작품에 대한 이해, 역할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연기하고 표현하는 건 배우의 몫이기에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능력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미국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연기자들의 연기를 보고, 책을 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다. 사람이다. 사람은 복잡성을 갖고 있다. 사회가 내게 어떤 임무를 줬는지 각자가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으면 한다”며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자긍심을 잃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특강은 약 100여명의 관객들이 이순재 배우의 이야기에 경청했으며 이날은 특히 배우의 어린 팬이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한편 청년문화예술대학 연기아카데미는 청년예술인의 창작활성화와 실무역량강화를 위해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9월 1일에는 오지호 배우와의 특별한 만남이 예정돼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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