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정차 과태료가 38만원이라면 어떨까? 불법 주정차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까?불법주정차 과태료가 38만원인 나라가 호주이다.

일본은 14만원, 프랑스 12만원, 미국 10만원.

갈수록 심각해지는 우리나라의 주차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시민의식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보다 경제적 부담이 큰 과태료가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발표도 있다.

지난 1995년 도로교통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4만원으로 책정된 후 22년째 그대로 묶여 있는 우리나라 불법 주정차 과태료의 인상이 우리의 주차질서 확립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교통질서는 선진국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한다.

교통질서가 바로잡혀있지 않으면 아무리 소득 수준이 높더라도 선진국이라는 평을 받기 어렵다.

선진 교통질서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법규 준수’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 주차를 하지 않는 것은 단순한 법규 준수이지만  ‘이곳에 차를 세웠을 때 다른 차량의 소통에 방해가 되므로’ 주차하지 않는다는 것은 배려의 마음이다.

불법 주차로 단속을 당하면 잘못된 단속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단속 공무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일이 다반사이다.

불법 주차로 단속을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왜 내차만 단속하느냐는 항의를 한다.

다른 많은 차들도 현재 불법 주차되어 있는데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 지금 나가서 단속을 하라고 고함을 치곤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항변은 주차장이 없어서 주차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주차장은 불과 20∼30m 주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멀어서 주차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주차장 주인과 짜고 단속을 한다는 억지 주장을 하기도 한다.

자기 상가 앞 도로는 개인 주차장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주차행위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고 불법 주차 단속을 요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법질서 순위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5위로 하위권이다.

우리나라 운전자 10명 중 8명은 불법주차 경험이 있으며 동시에 불법주차로 피해를 본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셈이다.

우리나라 운전자라면 불법주차 경험자이자 불법주차 피해자라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 시민의식이 성숙되는 만큼 불법주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가고 있는 반면 오히려 이유모를 뻔뻔함을 동반한 당당함이 주차문화에 나타나기까지 한다.

되레 큰소리를 치는 불법주차에 황당함을 느껴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불법을 합리화하는 불법운전자들, 그 범주에 내가 포함될 수 있음을 느끼고 긴장하며 주차질서에 대해 생각하며 지내야 할 것이다.

  주차문제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경험과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나만은 예외가 되고, ‘나 한 명 정도는 괜찮겠지’란 이기적이고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나 하나의 작은 불법의 결과가 다른 사람은 물론 나한테까지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이다.

  이제 결론을 내려보자.

선진국만큼의 불법주정차 과태료만으로 우리나라 주차질서를 바로 잡아갈 수 있을까? 바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불법주차를 하느니 주차장을 찾아 나설 것이고, 최대한 단속의 손길을 피해 더 깊은 곳을 찾아 주차를 하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중요한 문제는 시민들의 질서의식과 남을 배려하는 의식이 얼마나 성숙해질 것인가이다.

현상에 앞서 본질이 개선되고 나아져야만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를 맞고 있다.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 장변호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