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23조 MOU 파기에
지역언급 없어 상실감 커져
경기도 평택 등 투자 쏠릴듯
전기자동차 홍보 이끌어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공장 라인을 둘러 보고 있다. 삼성은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공장 라인을 둘러 보고 있다. 삼성은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삼성그룹이 앞으로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전북에 대한 지역적 언급이 없어 지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대기업이 전북도민들과의 약속을 또다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은 2011년 전북도와 새만금에 23조를 투자하겠다던 MOU를 파기하며, “새로운 대형사업 투자 계획이 있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전북지역(새만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북도민들에게 실망과 상실감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과 함께 “전북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8일 삼성그룹이 밝힌 투자계획에는 사업분야만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지역을 언급하지 않아 삼성 투자를 갈망했던 도민들의 실낱 같은 희망에 ‘찬 물을 끼얹은 격’이라는 게 지역의 여론이다.

게다가 중점 투자 분야도 반도체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혁신생태계 조성에 쏠려있다 보니, 반도체가 있는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과 경기도 화성 공장, 삼성디스플레이이의 충남 아산 A5공장 증설, 홍천 삼성메디슨 공장 등이 이번 투자에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전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른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용 패널과, 삼성이 주력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력 증대를 위해선 이 공장 증설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수도권 중심으로 쏠릴 우려가 커, 글로벌 대기업 삼성이 전북도민들에게 약속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날 삼성은 앞으로 3년 동안 180조 원을 투자하고, 4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에 13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연평균 43조 원인데, 중점 투자대상은 반도체 분야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 센터 등 신규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국내 생산거점을 확대하겠고 밝혔다.

4차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 5G, 바이오 사업에 향후 25조 원을 투자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는 삼성이 밝힌 투자계획 가운데 ‘미래 자동차 전장사업 선도 자율주행차 구축사업’에 전북의 강점인 전기자동차와 연관된 산업과 기업들의 집적화된 부분을 홍보하고 전북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삼성 투자계획에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인 삼성 SDI가 전북으로 이전할 경우 타 시도 보다 경제적 타당성이 많다”면서 “전북의 강점을 적극 알리고, 삼성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동원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전북도와 국무총리실, 삼성은 오는 2021년부터 204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용지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총 23조 원 규모의 투자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가 지난해 파기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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