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사이' 검찰-경찰 균형 이룰까?
'가깝고도 먼 사이' 검찰-경찰 균형 이룰까?
  • 정병창
  • 승인 2018.08.09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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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든사건 1차 수사-종결권
검찰 보완수사요구로 통제권
불응시 징계-송치 후 수사 가능
영장청구 유지 기각시 이의제기
경찰비대화 자치경찰제등 실시
경찰대 전면 개혁 합의문 담아

검찰개혁위 1차 수사종결권
경찰에 부여 수사-기소 혼란
수사 주체 기소-불기소 구별
검찰 재수사-이의신청시 송치
이중수사 불편-절차지연 더커
수사단계부터 상호협력 필요

64년만에 수직종속관계 벗어나
검찰 보완수사요구등 직접개입
수사 통제권 실리 챙겨 아쉬워
책임있는 수사 강제수사 엄격
형사사법제도 입법과정 순항을
정의-공정 수사권 조정 필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핵심은 검찰과 경찰 간 견제와 균형 도모에 있다는 평가다.

송치 전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주는 등 경찰 재량을 대폭 강화함과 동시에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일부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 수사권과 송치 후 수사권, 보완수사요구권 등을 가지는 등 경찰에 대한 통제장치도 확보했다.

검찰과 경찰은 수직관계에서 상호협력관계로 바뀌며 검찰의 직접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제한된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지난 6월 21일 발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낭독하고,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안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으며, 검찰과 경찰 간의 반응과 입장은 과연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정부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통해 검찰과 경찰이 지휘와 감독의 수직적 관계를 벗어나 수사와 공소제기, 공소유지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관한 검사의 송치 전 수사지휘를 폐지한다.

경찰은 모든 사건에 대해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지며,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한정하고 검찰수사력을 일반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한다.

검사는 경찰과 공직자비리수사처 검사 등의 비리 사건, 부패·공직자 범죄, 경제·금융·선거범죄 등에 한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고소·고발·진정이 검찰에 접수되면 경찰에 이송해야 한다.

정부는 경찰이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일부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 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요구를 불응하는 경우 직무배제 및 징계 요구권,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시정조치 요구권, 시정조치 불응 시 송치 후 수사권 등의 통제권을 가진다.

반대로 검사 또는 검찰청 직원의 범죄혐의에 대해 경찰이 적법한 압수·수색·체포·구속 영장을 신청한 경우 검찰은 지체 없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하더라도 사건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곧바로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검찰과 경찰 간 견제와 균형을 도모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유지됐다.

고등검찰청에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원회를 둬 검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 경찰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아울러 같은 사건을 검사와 경찰이 중복 수사하게 된 경우에는 검사에게 우선권을 준다.

다만,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처분에 착수한 경우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경찰의 우선권을 인정한다.

정부는 경찰 권한 비대화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여러가지 과제를 줬다.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마련할 자치경찰제를 2019년 안에 서울과 세종, 제주 등에서 시범실시하고,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전국에서 실시하도록 적극 협력하는 것이다.

또,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옹호를 위한 제도와 방안을 강구하고, 비(非)수사 직무에 종사하는 경찰이 수사의 과정과 결과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와 인사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대의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담겼다.

법무부는 합의안 범위 내에서 검찰총장·경찰청장과 협의해 수사에 관한 구체적 준칙을 정하기로 했다.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 전 단계인 내사가 부당하게 길어지거나 종결되지 않도록 관련 법규도 올해 안에 정비한다.

이 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정부의 시간은 가고, 이제 국회의 시간이 왔다"며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위해 더 나은 수사권 조정 방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검·경 각자 입장에서 이 합의안에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이견의 표출이 자칫 조직이기주의로 변질돼 모처럼 이뤄진 합의 취지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고 검·경 양측에 당부했다.
 

◇검찰 입장 “직접수사 자제해 객관성 확보하고 수사지휘사법통제 강화함으로써 존재의의 살려야”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윤웅걸 전주지검장은 "최근 검찰이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원인은 과도한 직접수사에 있다고 분석된다"며 "검찰은 직접수사를 자제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수사지휘 또는 사법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존재의의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수사는 객관성을 상실하기 쉽고 자기편견에 빠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사법 선진국의 검찰은 법률상 권한에도 불구하고 직접수사를 극도로 자제하면서 수사지휘를 통해 경찰수사에 사법통제를 한다는 것이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지난 7월 3일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검찰개혁위원회는 정부 내의 수사권조정 논의에서 검찰이 주된 논의대상으로 돼있는 점과 본 위원회의 성격, 지위 등에 비춰 본 위원회가 앞장서서 의견이나 주장을 표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입장의 표명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제 정부합의안이 성안, 공표되고 장차 국회 차원의 형사소송법 등 개정 논의가 예상되는 단계가 됐으며, 그에 관한 국민적 논의가 폭넓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스러울 것이라 판단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핵심 중요사항은 ‘수사종결권’ 부분이다.

이에 대한 검토를 요약하면 첫째, 정부합의안은 사법경찰관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대전제로 하고, 나아가 수사권에는 수사종결권이 포함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지금까지 정의된 수사와 기소, 수사권과 기소권의 상호관계에 대해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강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둘째, 수사는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형사절차상의 과정이며, 기소권 행사를 위한 전 단계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기소권이란 특정한 범죄혐의에 대해 기소 여부를 판별해 기소 혹은 불기소 처분을 할 수 있는 권한이다.

따라서 기소 여부에 대한 판별을 하는 과정이 없는 기소권은 공허한 개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합의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대전제로 한 다음, 수사종결권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해 수사 주체가 불기소와 기소를 구별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은 그동안 비판의 대상이 돼왔던 검찰과 경찰의 영역 다툼의 문제 이전에, 수사권과 기소권의 경계선을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안이 경찰의 불기소·불송치 결정에 대해 예외적인 경우의 재수사요청, 이의신청시 송치제도 을 부연해 제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위와 같은 개념상의 혼란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보인다는 입장이다.

셋째, 종래, 국민이 경찰과 검찰에 의해 이중 수사를 받는 불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경찰의 수사종결 처분 후 검찰의 재수사, 관련 당사자의 이의신청시 송치 등을 생각해 보면, 종전의 송치 전 수사지휘가 인정되는 경우보다 더 이중 수사의 불편 및 절차 지연의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사법경찰의 수사 단계부터 검·경이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적정한 사법적 통제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이중 수사의 불편을 미리 감쇄시키는 방안을 신중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홍식기자
 

◇경찰 입장 “경찰과 검찰의 견제와 균형은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

전북지방경찰청 여상봉 수사1계장은 정부의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 발표와 관련,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되고 난 후 64년 만에 경찰과 검찰의 관계가 수직 종속적인 관계에서 대등 협력적인 관계로 재정립되면서 형사사법제도에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도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계장은 “하지만 여전히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논의된 수사권 조정이 합의문만 살펴본다면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면서 “검찰은 부패 범죄와 공직자 범죄, 경제・금융・선거범죄, 기타 범죄 등 직접수사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영장청구권과 명칭만 바뀐 보완수사요구권, 정당한 이유 없는 보완수사요구 불응시 직무배제 및 징계 요구권·경찰의 수사권 남용시 시정조치 요구권·시정조치 불응시 송치 후 수사권 등 통제권을 갖도록 해 경찰 수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은 명분을 얻었고 검찰은 실리를 챙겼다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하에 그간 지휘와 감독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국민의 안전과 인권의 수호를 위해 협력하면서 각자의 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립 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경찰은 역할이 커진 만큼 국민의 기대도 커졌다.

보다 책임있는 수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수사 전문성과 공정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런 의미에서 경찰은 변호인이 조력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변호인 참여권 실질화와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진술영상녹화 제도 확대, 수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수사관 제척·기피·회피제도 도입 및 조사공간과 사무공간을 분리하는 인권친화적 수사 공간 조성, 강제수사 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해 오남용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인권을 보장키 위한 영장전담관 제도 등 각종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수사의 공정성 확보와 인권보장을 위한 이 시책들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아울러 “이번 발표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마련된 만큼 이를 기초로 한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를 조성키 위한 국회 입법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며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입법과정을 거치는 첫발인 만큼 국민들의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제도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가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상봉 전북경찰청 수사1계장은 끝으로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 등 미완의 과제가 있다. 검찰이 영장청구권을 독점하면 경찰의 독자수사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 뒤 “개헌이 필요한 영장청구권 문제도 경찰과 검찰 사이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형사사법제도의 민주화가 제대로 이뤄지기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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