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전북이 혹 새만금 지역에 투자 물색이 이루어질지 쳐다보는 격이다.

옆집에서 떡을 하면 ‘우리 집에도 당연히 떡을 갖다 주겠지’ 하고 지례짐작하며 김칫국을 미리 준비해 마시는 형국이다.

우리는 흔히 이를 비꼬아 표현하는 말이 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굴욕적이게도 삼성을 바라보는 전북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대기업이라는 삼성.

이 삼성은 지난 2011년 전북도와 새만금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던 MOU를 파기하며, “새로운 대형사업 투자 계획이 있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전북지역(새만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북도민들에게 실망과 상실감을 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과 함께 “전북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8일 삼성그룹이 밝힌 투자계획에는 사업 분야만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지역을 언급하지 않아 삼성 투자를 갈망했던 도민들의 실낱같은 희망에 찬 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중점 투자 분야도 반도체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혁신생태계 조성에 쏠려있다 보니, 반도체가 있는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과 경기도 화성 공장, 삼성디스플레이이의 충남 아산 A5공장 증설, 홍천 삼성메디슨 공장 등이 이번 투자에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전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른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과, 삼성이 주력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력 증대를 위해선 이 공장 증설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수도권 중심으로 쏠릴 우려가 커, 글로벌 대기업 삼성이 전북도민들에게 약속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1년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삼성측에 7년 전 사건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고, 이 기억의 상기는 삼성의 상층부 지휘부이자 수뇌부에까지 전달될 필요가 있다.

기업의 특성상 전달과정에서 여로가 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드시 수뇌부까지 이런 삼성, 당신들의 과거가 다시 읽혀져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들이 다시 수반되어져야함을 상기시켜야하는 것이다.

이는 삼성그룹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북 사업의 타당성, 경제성, 투자성을 따지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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