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활동워크북 제공 등
기본적인 교재지원 못받아
지도사 4가정 이하 수업시
연차수당-보험 적용 안돼

<속보> 군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방문교육지도사들이 처우가 열악하고, 심지어는 감시체제 속에서 일해 왔다는 의혹까지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 7월 30일자 10면 보도>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난 2012년부터 군산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3명의 방문교육지도사를 채용해 방문교육지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물론이고, 방문교육 수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이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이뤄지는 교육에 따른 인건비(1회 2만5650원)와 교통비(3500원) 외에는 전혀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더욱이, 수업에 필요한 매뉴얼과 활동 워크북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처우개선도 도내 타 지자체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로 아시아 이주여성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방문교육지도사들에게 추석과 설날에 명절수당을 지급하고, 매뉴얼과 워크북은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원광대 산학협력단에서 위탁 운영하는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명절수당 지급은 물론, 매뉴얼과 워크북을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법인 한울안이 위탁 운영하는 정읍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경우에는 매월 10만원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법인 한울안운동이 위탁 운영하는 남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위탁업체 요청으로 시 예산을 확보, 매월 5만원의 복지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도내 모든 지역이 방문교육지도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매뉴얼과 워크북을 제공하고 있으며,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문제는 처우개선 뿐만이 아니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이 4가정 이하를 수업하면 연차수당이나 4대 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는데, 현재 대부분의 교사가 2~3가정만 맡아 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 신규 방문교육지도사는 업무를 잘 몰라 센터 측에 질의를 했으나 오히려 구박만 당하고, 이로 인해 언성을 높인 통화내용까지 녹음해 센터 직원들끼리 공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 보도이후 지난 8일 실시한 방문교육지도사 월례회 및 간담회에서 불거졌으며, 해당 자리에는 군산시 담당자들까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방문교육지도사 A씨는 “방문교육지도사들의 트집을 잡으려는 것인지, 센터 측에서 수요자 가정에 수시로 전화해 수업상황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감시체제에서 일했으며, 통화내용까지 녹음해 직원들끼리 듣는 것을 보고 분노가 치밀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방문교육지도사 B씨는 “지금까지 A4용지 한권밖에 주지 않았고, 수업에 필요한 교재교구나 워크북조차 받은 적이 없다”며 “이러한 지원도 없이 2시간 동안 수업하기에는 고문에 가까워 자비를 들여 교구를 준비해 수업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방문교육지도사 C씨도 “매뉴얼에 따르면 60%이상 교재교구를 만들어 수업해야 하는데 센터 담당자가 애초에 매뉴얼도 확인하지 않고, 교재교구비를 터무니없이 적게 잡아 놨으며, 이마저도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았다”며 “연차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예산을 아껴 쓴다고 했는데 수업할 가정을 연계해 주지 않아 남은 인건비는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교육지도사 D씨도 “채용 시에는 최소 4가정까지 약속해 놓고 현재 대부분의 교사가 2~3가정을 맡고 있어 수요자 가정을 발굴해 센터 측에 알렸지만 2달이 지난 이제야 내부규정을 만들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4가정이 안되면 연차수당이나 4대보험이 안되는데 일부러 수요자 가정을 연계시켜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센터장을 면담해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방문교육지도사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후 개선을 요구했다”며 “방문교육지도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만큼,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군산시의회 조경수 행정복지위원장은 “수년째 위탁 운영해 오고 있으면서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체계조차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군산시의 철저한 지도감독과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센터 측에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특별감사라도 벌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교육지도사업은 올해 국비와 도비, 시비를 포함해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군산=김기현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