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경찰, 같이 동거하던 女
집안일 못한다 집단 폭행
야산에 묻은 남녀 5명 구속
황산이용 시신훼손 의혹도

13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군산경찰서 황인택 형사과장이 기자들에게 지난 5월에 일어난 군산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검거브리핑을 하고 있다./김현표기자
13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군산경찰서 황인택 형사과장이 기자들에게 지난 5월에 일어난 군산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검거브리핑을 하고 있다./김현표기자

같이 생활했던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여성을 떼거리로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잔혹한 인면수심의 20대 남·녀 5명이 구속됐다.

군산경찰서는 13일 전북경찰청에서 관련 사건 브리핑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이모(23)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께 군산시 소룡동의 한 원룸에서 A(23·여)씨를 수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A씨의 시신을 같은 날 군산시 나포면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일당은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A씨의 시신을 옮겨 재차 유기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더욱이 A씨 시신을 몰라 보게 황산까지 부어 훼손한 의혹까지 받는 등 인면수심의 그 자체였다.

경찰은 A씨 지인을 통해 첩보를 입수한 뒤 바로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함께 동거한 여성을 왜 살해? A씨 등 6명은 지난 3월부터 군산시 소룡동의 한 원룸에서 함께 동거했다.

A씨는 이 곳에서 살림살이를 맡았는데 그녀는 지적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등 2명은 사건 당일 A씨가 제대로 살림을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했다.

A씨에 대한 폭행은 사망에 이를 때까지 무차별적으로 가해졌다.

집 주인 최모(26)씨는 당시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씨 등이 A씨를 살해한 사실을 알고 범행 은폐를 모의했다.

A씨와 함께 살았던 최씨 등 5명은 그녀의 시신 유기를 결정하고 야산에 매장했다.

▷경찰 A씨 등 추가 범행 예상 수사 확대키로경찰은 이씨 등 5명에게 A씨에 대한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이씨 등 2명이다.

추가 범행이 없었다면 최씨 등 3명이 시신유기에 가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이들은 사건 당일 A씨의 시신을 이불로 감싼 뒤 원룸을 빠져 나와 군산시 나포면의 한 야산에 매장했다.

또 지난 6월 말 시신을 군산시 옥산면의 한 야산으로 옮겨 재차 매장했다.

당시 비가 내려 시신이 들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매장 때는 김장용 비닐봉투로 시신을 감싸고 여행용 가방에 넣어 매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최씨 등이 A씨를 상대로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가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시신 확인 못하게 황산 부어 훼손한 의혹까지이씨 등은 A씨의 시신을 유기하기 전 화학약품을 부어 시신을 훼손한 의혹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A씨의 시신이 혹여 발견되더라도 누구인지 알지 못하게 위장키 위한 조치로 보인다.

피의자 5명 중 일부는 "황산을 부어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 훼손 여부에 대해서는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진술이 있었지만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검 결과가 나와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잔혹한 인면수심 20대 일당…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로 사기극 벌여 A씨 등 6명은 그동안 방 2개, 거실 1개가 있는 작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집 주인은 뒤늦게 범행에 가담한 최씨였다.

A씨는 최씨의 아내인 한모(23)씨의 친구로 지난 3월부터 이 곳에서 생활했다.

최씨는 유흥주점에서 웨이터로 일했으며, 한씨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동거인이었던 이씨 등 3명은 매달 최씨에게 10만원씩 생활비를 지불했다.

단 숨진 A씨는 생활비를 감면받는 대신 살림살이를 맡아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이 곳에서 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 등을 통해 사기극을 펼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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