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추궁 끝에 진술 받아내
범행 탄로 날것 우려 암맺아
장소 옮겨 황산까지 뿌려

군산의 한 빌라서 함께 동거했던 20대 일당으로부터 폭행 당해 숨진 지적장애 20대 여성은 사망하기 전까지도 이들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나 크게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폭행으로 인한 살인·시신유기 혐의로 구속된 A(23)씨 등 5명과 숨진 B(23·여)씨는 지난 3월부터 군산시 소룡동 빌라에서 함께 동거하며 생활했다.

당시 C(26)씨 부부는 지난 2월 "빌라에서 같이 살 동거인을 구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고를 냈다.

이로 인해 이들 6명(남성 3명, 여성 3명)이 모여 함께 합숙 생활을 하며 지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이들이 인터넷 물품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합숙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합숙 초기부터 A씨 등 5명은 B씨가 '지능이 떨어진다'며 무시하며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생활비 대신 설겆이 등 살림을 맡기로 한 B씨를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이유로 마구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잔인한 인면수심의 폭행은 지난 3월부터 B씨가 숨진 5월 12일까지 3개월 동안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습 폭행 사실은 경찰이 A씨 등 5명을 상대로 집중 추궁한 끝에 진술을 받아낸 결과다.

이처럼 포악한 폭행을 견디다 못해 B씨가 결국 숨을 거두자 폭력을 행사한 일당들은 시신 처리 방법을 놓고 서로 갈등을 보이다, 결국 B씨의 외부 상처로 범행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암매장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이들은 서로 합심해 B씨의 시신을 빌라에서 20㎞ 떨어진 군산시 나포면으로 옮긴 후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갑작스런 폭우로 암매장한 야산의 토사가 유실되자 시신이 발각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유기한 시신을 파낸 뒤 또 다시 20㎞ 거리의 옥산면 야산에 옮겨 유기하는 등 치밀한 범죄 행각도 벌였다.

특히 시신을 김장용 비닐로 감싸고 여행용 가방에 넣어 유기하는가 하면 시신이 쉽게 부패하지 않자 황산을 붇는 등 인면수심의 대범하고 잔인한 행위까지 서슴치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일당은 B씨를 지속해서 폭행한 사실이 알려질까 봐 시신을 두 차례나 암매장하는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통해 피의자 중 일부가 "집안일을 똑바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거인 여럿이 수차례에 걸쳐 A씨를 폭행했다"는 상습적으로 폭력 행사가 이뤄진 진술을 확보했다.

A씨를 폭행해 살해한 사람은 이씨 등 2명이지만 시신유기에는 5명이 모두 가담한 점에 비춰 추가 범행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5명의 피의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면서 “정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추가범행에 대한 사실을 밝혀내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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