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년 만에 들이닥친 폭염이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푹푹 찌는 열기가 온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종일 숨을 헐떡이며 하루를 마감하면서 연일 누적되는 전기세를 걱정하면서 여름철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잠시라도 에어컨 없이는 견딜 수 없는 열기 속에 세상 이곳 저곳에서 산불 발생과 외제차량의 방화 그리고 건물 화재와 가정 폭력 등 우울한 소식들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러한 폭염 속에서도 방열복을 입고 화재 진압하는 소방관들의 악전고투를 TV로 보면서 체온보다 높은 40도 육박하는 여름철 폭염을 어떻게 견디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본다.

태풍 ‘야기’에 의해 한반도 상공의 뜨거운 열기를 밀어낼까 기대했었는데 중국내륙으로 방향을 틀어버려 별 효과도 없게 되었다.

지난 7일 가을이 온다는 입추도 지났다.

해마다 입추만 지나면 조석으로 싸늘한 기운이 있었지만 지금은 24시간 내내 높은 대기온도로 에어컨 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대기온도의 상승으로 차량에서부터 건물까지 온통 에어컨을 켜야 하면서 올 여름 전기 누진세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 앞선다.

어떤 분은 이열치열이라 생각하고 찜질방과 목욕탕에서 더위를 이겨내는 분들도 계신다.

특히, 요즘 같은 폭염 속에서 시원한 곳을 꼽으라 하면 은행과 백화점 그리고 서비스계통의 다중이용시설들이다.

문제는 이렇게 시원한 곳인 금융시설이나 공공장소에 설치된 주출입문의 열림 방향이 신경 쓰이게 만든다.

실내에서 외부공간으로 나갈 때 자동문이거나 회전문 또는 실내 쪽으로 잡아당기면서 나가는 문들이다.

유사시 이러한 문들은 급히 피난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건축법 시행령 제39조를 보면 건축물 바깥쪽으로의 출구 설치 규칙이 있다.

‘다중이용시설 들은 건축물로부터 바깥쪽으로 나가는 출구를 설치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문화집회, 의료시설 중 장례식장 또는 위락시설 용도에 쓰이는 건축물의 바깥쪽으로의 출구로 쓰이는 문은 안여닫이로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와 같이 건축법이나 소방법에서 실내 거실용도에서 외부로 나가는 문은 항상 피난방향으로 열게끔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은행 문이나 목욕탕 문 그리고 중요한 시설물들의 문은 보안상 또는 절도 예방상 실내방향으로 문을 끌어당겨 밖으로 나가게 되어있다.

화재 시 급히 밀고 나가야 하는데 회전문이나 자동문은 피난하는데 진로방해를 하는 셈이다.

어떤 경우는 지하층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문도 외부로 나가는 방향으로 밀고 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건물 실내방향으로 잡아 당겨서 나가야 하는 위험천만한 문들이 많다.

참으로 화재 위급시 큰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장애물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건물들의 도어열림 방향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고층건물이나 아파트 옥상으로 탈출할 수 있는 계단실 문짝도 상시 열수 있어야 한다.

관리 목적으로 옥상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을 걸어 잠그거나 못나가게 막아두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건물들은 화재 시 옥상으로 피난할 수 있는 수단을 원천적으로 방해하는 요소들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폭염 속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화재에 대비 지상 옥외로 긴급 피난하는데 방해하는 문들을 실태 조사하여 실내에서 실외로 나가는 문들은 반드시 피난방향으로 열면서 나갈 수 있게 조치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대량 인명피해를 막는 길이 될 것이다.

/신세대건축 추원호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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