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음은 이곳에 있는데 마음먹은 데로 잘 되지 않았다. 고향에서 뜻깊은 무대에 오르는 만큼 이를 계기로 고향에 헌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국수호 전 국립무용단장이 전주를 찾았다.

연출가 역할로 이따금 전주를 찾은 경우는 있지만 무대에 오르기 위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주군 비봉 출신으로 1973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이후 중앙대 교수, 88서울예술단 총감독, 2002 월드컵 개막식 안무 총괄, 국립무용단장을 거쳐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로 서울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전주 방문은 금파 김조균의 춤 인생 20년을 기리는 추모공연에 출연하기 위함이다.

동초 김무철 무용단이 마련한 금파 김조균 추모 20주년 공연 ‘공자, 전라도 천년을 담다’는 오는 29일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 무대에서 금파 김조균의 도반이자 제자인 국수호 전 단장은 예전 가졌던 기억을 바탕으로 한 전주승무의 원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승무의 원형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57년 전, 15살 때 처음 접했던 과거로 되돌아가 현대에 그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줄 심산이다.

“전주승무는 서울 가락하고 다르고, 너무 오랜 만이다. 나조차도 익숙했던 가락에 몸이 먼저 움직이게 돼 어려움을 겪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 그 원형을 그대로 복원해서 이번 무대에 재현할 계획이다.”

전주승무가 소개될 무대는 넓디 넓은 소리전당 모악당이다.

자칫 춤 사위가 심심하게 보일 수 있지만 무대를 하나의 방처럼 조명으로 꾸미고 시도할 방침이다.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게 되면 보존에 용이하고 또 누군가가 이를 이어가지 않겠냐는 계획에서다.

국수호 단장의 고등학교 시절, 전주는 최선 명인과 금파 김조균의 양대 산맥이 존재했다.

전국의 무용가들이 전주에 모여 이들의 공연을 볼 정도로 춤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파가 일찍 세상을 뜨고 춤의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전주만의 독특함이 사라짐을 아쉬워했다.

국수호 단장은 8년 연상인 금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전주 농고 재학시절 금파의 무용을 통해 춤세계를 넓히기도 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춤을 위한 인생을 살았지만 어느덧 고희가 됐다.

수구초심이란 말처럼 고향에서 고향을 위해 남은 인생을 헌신할 뜻도 밝혔다.

“전라도의 춤 문화가 더욱 풍부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전주 춤문화의 융성기를 재조명할 방침이다. 여기에 남무나 삼현승무, 학춤 등을 복원해 춤 문화 유지에 노력할 예정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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