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작황 부진 출하량↓
배추 90%-시금치 130%↑
축산물 가격 인상도 불가피
배-사과등 품질저하 우려

말복 이후에도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도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염에 따른 생육환경 악화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추석 차례상 물가 인상이 불가피한 데다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추석 신선품목 선물세트 준비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도내 중∙대형마트와 삼천동 농수산시장에 따르면 7월 중·하순부터 기승을 부린 폭염으로 인해 산지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현재 산지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배추와 무, 시금치 등의 생산자물가지수(7월)가 전달보다 각각 90.2%, 60.6%, 130.4% 등 급격하게 오르며 여전히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출하량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전주마트 농산물 담당 직원은 “물량이 있어야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무더위로 제때 크지 못하다 보니 농산물 대부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찌감치 빨간불이 들어온 밥상물가에 이어 한 달여 뒤인 추석 차례상 물가에도 경고등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농산물 가격은 폭염 여파로 인해 생육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추석에도 강보합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지만 차례상 비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축산물 가격 역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명절에 축산물 가격은 공급 증가로 인해 평균 0.1%의 가격 상승률이 이어지지만 폭염이 극심했던 해의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보다 2.5%p 높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발표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전주지역은 관측 이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등 여느 해보다 폭염이 극심했던 만큼 2.5%p보다 평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인 것.

이에 소비자들은 벌써 추석 차례상 물가 걱정에 한숨을 쉬고 있다.

이날 전주마트에서 만난 김우정(39) 씨는 “채소도 채소지만 과일 가격이 너무도 비싸 장바구니에 담기가 겁난다”며 “명절에는 물가가 오르기 마련인데 여기서 더 오르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정말 올해는 추석 차례상을 간소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말복이 지나도록 폭염이 지속되면서 추석 선물용 신선식품 물량 확보에도 차질이 우려되면서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 발생한 이상저온 현상으로 과수 농가 수확량이 예년 같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최근 폭염까지 겹치면서 과일 화상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추석선물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한 대형마트에서는 아직은 물량 준비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피해가 지속되는 만큼 낙관만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더욱이 배나 사과 등의 과일은 알이 작아지는 등 상품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 중 하나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크기도 그렇고 일교차가 커야 당도가 올라가는 데 밤에도 30도를 웃돌다 보니 당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가격은 비싼데 품질까지 안 좋으면 판매가 하락할 수도 있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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