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강준만 교수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韓 여성 인권 투쟁사-저자의 자기성찰 담아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가 대한민국 페미니즘 논쟁의 역사를 고찰했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은 사이버 세계의 등장 이후 페미니즘 논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부터 어줍잖은 ‘꼰대질’이나 남자들이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맨스플레인’을 배격하면서 페미니즘 이슈와 관련해 시공간적으로 전체 맥락의 그림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각 장의 끝에는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밝히며 자기성찰까지 시도한다.

“‘진짜 미투’와 ‘사이비 미투’를 나누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문화평론가 손희정은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가 일부 ‘괴물’ 남성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선량해 보이는 교사ㆍ학자ㆍ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 성폭력이 여성에겐 당연한 일상이 돼왔었던 사실을 미투가 고발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라며 “‘강간 문화’의 일상성을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무고한 남성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반박도 백래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성이 원인을 제공했다’, ‘여성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식의 성폭력 통념이 ‘정치공작·사이비 미투’ 프레임과 결합해 벌어지는 현상이었다.

이에 대해 윤지영은 “한두 명의 여성이 혼자 투사가 되던 예전과 달리, ‘강남역 살인 사건’ 등을 거친 지금은 또 다른 피해자가 목소리를 공유하고 미투를 외치는 상황”이라며 “백래시는 미투가 한국 사회 남성들의 특권을 깰 수 있을 정도로 이미 위협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감지하면서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본문 297∼298쪽)“‘페미니즘의 완성’=‘가부장제 깨부수기’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모든 역사는 남성의 역사였기에 여성은 아주 오랫동안 어떤 인간 집단보다 많은 것을 박탈당해 왔다고 설명한다.

가부장제는 여성 억압의 원흉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남자다움을 강요받은 남성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긴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부장제 틀에 갇힌 대한민국 오빠 페미니스트들이 오빠의 해방이 여성 해방과 다르지 않음을 드러내며 속박에서 벗어나 소통하는 세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빠 페미니즘의 종언을 위해 한국의 가부장제와 페미니즘의 상황을 파도는 저자의 기술이 예리하다.

현재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 저술 활동을 펼쳐왔다.

2005년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등에 선정됐다.

저자가 쓴 책으로는 ‘평온의 기술’, ‘사회 지식 프라임’, ‘소통의 무기’, ‘손석희 현상’,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생각의 문법’ 외 다수가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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