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17만6,500원···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불안정 영향
금값 하락 장기화에 수익↓
골드바-돌반지 판매 급감

금값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테크’ 인기는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보통 금값이 떨어지면 금테크가 인기를 끌기 마련인데 최근 들어서는 지속되는 달러 강세에 금값 하락세가 가팔라도 너무 가파르며 무역 분쟁 또한 해소되지 않아 안전자산으로서의 타이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경제 침체까지 겹치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는 것.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순금가격(살 때 기준)은 17만6천500원으로 전날과 동일, 한 달 전(17만8천500원)보다는 2천원 정도 떨어졌다.

1년 전보다는 1만1천500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금값은 18만9천500원(1월 2일 기준)으로 출발해 1·2분기 내내 18만원 대 초·중반을 이어오다 지난달 말부터 17만원 대로 무너지면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고가는 지난 2월 6일(19만1천원)이며 지난 18일(17만3천원)이 최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미국으로 전 세계의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신흥국들의 통화가 불안정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금값 약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기준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62% 오른 1천206.30달러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19개월 내 최저치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 해를 넘겨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역 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금값 약세가 지속되면 보통 골드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테크’ 바람이 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 전주점 내 금 판매업체는 올해 들어 골드바 판매가 저조, 이달에는 3.75g과 50g짜리를 1개씩 판매했다.

지난해 2월부터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전북은행 역시 올해 6천300만원어치, 월 평균 800만원어치를 판매했다.

지난해 10개월간의 실적은 6억3천600만원으로, 출시 효과를 감안해도 골드바를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골드바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금값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이 낮은 데다 금리 인상에 따라 단기 수익을 위해 예·적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현상은 일반 금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전 같으면 금값 하락에 돌 선물이나 결혼예물로 순금이 인기지만 최근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홈플러스 효자점 내 금은방은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돌 반지·팔찌 판매가 1년 전보다 20~30% 하락, 금 시세를 문의도 급감했다.

전주시 효자동 내 A 금은방 역시 금값 하락에 순금을 제외한 귀금속을 30%까지 할인 판매했지만 매출은 올 초보다 떨어졌으며, 전주시내 웨딩의 거리 내 B 금은방 역시 순금 예물판매가 최근 2~3년 사이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A 금은방 대표는 “금값이 하락하면 투자를 위해 골드바나 두꺼비 등 순금 제품이 인기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금은 여유 자금이 있을 때나 투자 목적으로 찾는데 워낙 경기가 침체되다 보니 보수적 접근이 어려운 데다 금값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다 보니 이를 투자 목적으로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 예물의 단골인 순금 쌍가락지도 같은 목적으로 구매했지만 경기가 어렵다 보니 이를 찾는 사람이 없다. 이래저래 금은방들의 매출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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