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주말을 이용해 영어교육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동을 성추행한 것과 관련해 전교조 군산초등지회와 시민단체가 자원봉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9일 이들 단체는 군산 주한미군 병사가 고아 2명을 성추행 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충격을 받았다며, 자원봉사 활동을 빙자해 접근한 미군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주한미군 A상병은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 사이에 군부대 안팎 호텔과 기숙사 등에서 두 명의 아동보호시설 원생을 성추행하고 다수의 아동포르노를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린이들이 신고하지 못하도록 용돈이나 선물을 제공해 회유한 정황도 드러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상병은 군산에서 저지른 범죄를 들키지 않은 채 2013년 7월 일본 오키나와 현의 가데나 기지로 전근했다.

이어 2014년 10월 일본 현지에서 청소년 성추행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것을 계기로 군산에서의 만행도 드러나게 된 것이다.

전교조 군산초등지회 등은 이 사실을 접하고 난 후 크나큰 피해를 입었던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책임을 크게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주한미군 병사가 봉사활동을 통해 쉽게 아이들을 접촉할 수 있었고,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동안 그 어떤 안전조치나 검증 시스템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 2012년도에 미공군이 자원봉사활동을 간 것은 아동복지시설만이 아니었다며, 군산교육지원청에서도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1·2학기 미공군 자원봉사자 영어프로그램을 결연시켜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초등학교에서도 토요일마다 미공군과 한국교사의 협력 수업을 진행했다며, 더구나 미공군과의 협력 수업이 군산교육지원청 특색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도 미공군은 자원봉사 이름으로 군산 곳곳을 활보하고 다닌다며, 군산교육지원청과 협력 사업이라는 이름아래 미공군 자원봉사 교육활동이 올해도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다 자원봉사활동 미공군 친구들이라고 하면서 애초에 예정하지 않았던 군인들까지 갑자기 데리고 나와 초등학생들과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최근에는 학교 방과후 강사들과 각종 위원들까지 성범죄 경력을 조회하고 있는데, 토요일에 오는 미공군 자원봉사자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검증절차도 없다고 역설했다.

이에 검증이 안 된 미공군 자원봉사 교육활동에 노출된 아이들이 불안하고 위험하다며, 2학기부터 미공군 원어민 자원봉사자 협력수업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해당 사건과 유사한 피해사례가 있는지 연계학교와 아동복지시설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미공군과의 협력 사업도 전면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군산=김기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