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시인 '언덕에 오르면'··· 시인의 삶
시를 통해 재창조, 현실비판적 인식등 담아내

많은 시들은 시인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 경험은 시인이 살아온 모습이며, 경험에서 얻어진 성찰은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창조된다.

주제 설정부터 세부 묘사까지 시인의 경험이 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최정호 시인 역시 마찬가지다.

최 시인은 경험에서 얻은 기억을 소중하게 소유하고 있다가 그것을 시를 통해 활용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인은 기억의 소유자이며 상상의 창조자라고 할 수 있다.

최정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언덕에 오르면’이 출간됐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시인은 일제 핍박에 의한 절망과 해방공간의 불안한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청장년 시절에는 한국전쟁의 처절한 비극과 역사의 굴곡을 거쳐 베트남 파병까지 험난한 시대를 살아왔다.

때문에 시인은 문학이라는 표현 수단을 통해 삶의 질곡을 증명하고 있다.

시라는 창작물로 기억을 재창조하고 있으며, 이번 시집은 이런 시인의 삶의 기억이 하나의 파노라마가 돼 시란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다.

시 ‘언덕에 오르면’, ‘사하촌’, ‘만경강 폭격기’ 등이 그렇다.

경험에 의한 시적 질서는 ‘역전의 용사들’로 이어지며 시인이 겪었던 구체적 사건을 경험을 모티브로 재창조하고 있다.

즉 어떤 인물이나 사물에 대한 감정적 모습을 창조하기 위해 시인이 겪은 구체적 사건을 제시하고 있다.

시인은 또 감정이입을 통해 사물의 변이과정을 제시한다.

날카로운 현실비판 인식과 의도를 찾아내 그냥 흘러보내지 않고 자신만의 시의 세계로 초대한다.

풀 한 포기, 구르는 돌멩이에서 삼라만상의 모습과 우주질서를 찾아낸다.

이런 사고의 힘이 있어야 시는 세계를 품을 수 있다.

때문에 시인은 시의 골격을 이루는 제재들에 감정이입이란 장치를 통해 사물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정군수 시인은 “최정호 시인의 많은 시들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이뤄졌고, 그 경험은 시인이 살아온 모습이기도 하다”며 “경험 속에 얻어진 성찰은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창조된다.

기억의 언덕에서 기억 저편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평했다.

최정호 시인은 “해맑은 날들만 계속 되리라 큰 소리 쳤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더라”며 “그럼에도 한참 모자라는 작품이지만 공감하고 싶은 파란 마음이 되어 본다”고 밝혔다.

2015년 수필문학 신인상, 문학세계 신인상을 수상한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월천문학, 베이비박스 문인회, 문학세계, 전북시인협회, 한양문학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11회 세계문학상 대상, 제13회 문학세계문학상 대상, 제0회 세계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노을꽃’, 수필집 ‘외딴 오두막’이 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