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15개국 27편 작품상영
5회째 맞았지만 홍보부족 등
객석 20명 채우기도 어려워
단순 영화상영 기대 못미쳐

2018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가 5회째를 맞았지만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찾는 사람이 없어 객석이 텅 비었다.

2018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IIFF)가 9일 폐막했다.

올해 다섯 번째를 맞이한 축제는 지난 6일부터 4일간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렸다.

아시아 유일의 무형유산을 주제로 하는 영상축제로 정체성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올해도 관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한 채 조용히 막을 내렸다.

다섯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굳이 이런 축제를 세금을 투자하며 진행해야 할 이유조차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축제는 ‘솜씨’를 주제로 ‘수몽 : 손으로 꾸는 꿈과 희망’ 이라는 슬로건 아래 15개국 27편의 작품이 4개 부문(IIFF 공식초청, 아리랑 Masters, 솜씨-Best of Fests, IIFF 단편)으로 나눠서 상영됐다.

각국의 무형유산이 녹아든 영화중에서도 중국이 사랑한 영화 ‘패왕별희’, ‘천리주단기’, 일본 전통 식문화가 녹아든 ‘리틀 포레스트’ 등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영화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유산원이 소장하고 있는 무형문화재 기록영상 아카이브가 야간에 특별 상영되며 무형유산의 기록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야간 상영이 펼쳐진 얼쑤마루 앞 야외광장에 모인 관객은 10여명 내외로 이들 중 몇 명은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이탈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일 장예모 감독의 영화 ‘천리주단기’를 본 관객은 12명으로 300여석이 깔린 대공연장의 크기가 무색 할 정도로 한산했다.

그나마 8일 영화 상의원의 이원석 감독이 참여한 GV 프로그램에서 영화를 관람한 인원수는 50여명.

그러나 이후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한 관객수는 20명도 되지 않아 초청된 영화인과 관람객 모두 어색하고 멋쩍을 수밖에 없었다.

또 무형유산영상축제를 알리기 위해 준비된 체험 프로그램도 유산원까지 관객을 끌어 모으는데 역부족이었다.

7일 체험프로그램으로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도깨비 씨름’은 도깨비로 변장한 서포터즈가 관객에게 씨름을 제안하면 샅바를 채워주고 즉석 씨름장이 열리게 된다.

유동인구가 많은 한옥마을에서 진행된 체험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의 호응은 좋았다.

하지만 무형유산영상축제장인 유산원까지 발길이 이어지지 않은 듯 했다.

유산원 일대는 평일, 주말 관계없이 조용했으며 그나마 주말엔 가족단위의 관람객들 몇몇이 공간을 찾아 축제를 즐겼다.

무형유산영상축제가 어느덧 5회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의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특히 올해 작품선정위원회를 신설해 대중적인 영화선정과 유명작가 초청 등으로 관객에게 보다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축제에 대한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이유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유산원까지 와서 축제를 즐길 만큼의 볼거리, 체험거리 부족이 컸다.

이런 상황은 비단 올해만이 아니다.

제작년에도 관람객이 없어 휑한 축제장을 연출했고,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역시 별다른 변화 없이 ‘자신들만의 축제’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영상축제 관계자는 “올해는 관객동원을 위한 행사보다는 매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GV나 PG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의 설명처럼 영화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축제’라는 카테고리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유산원 일대는 휑했다.

더불어 축제를 진행하는 사무국의 대처 방식도 아쉬움이 남는다.

축제 마지막 날, 올해 영상축제를 찾아온 대략적인 관객 수와 축제 전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마지막 상영이 끝나야 알 수 있다”며 “결산 보도 자료를 배포 할 예정인데 이렇게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사무국 측은 “축제 관련 문의를 전화로 한 것도 이해 할 수 없다”며 “중앙 언론사도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며 이해하기 힘든 답변만 쏟아냈다.

하지만 6일부터 8일까지 축제 기간 내내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축제 관계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안내데스크에는 자원봉사자들만 있을 뿐 영상축제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없었다.

행사장을 찾은 한 관객은 “주말에 남편이 인터넷을 뒤지다가 근처에 이런 행사를 발견하고 오게 됐다”며 “전주에서 무형유산영상축제를 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은 “왜 매년 이런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시설도 좋고 한옥마을이랑 가까운데도 사람이 없으니까 축제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무형유산의 정체성을 알리는 영화제라는 건 알겠지만 영화만 틀어준다고 무형유산이 이해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축제에 대한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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