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완장 윤홍길 작가
"지역 사투리-억양-관습
흥미로운이야기 창조 가능
보편적성격 내재돼야 인정"

19세기 독일에서 근대문학의 도시 중심 경향에 반발하며 생겨난 ‘향토문학’.

각 지방의 특유한 자연과 습성, 사상과 감정 등을 표현하자는 의도로 발생한 장르이다.

독일과 덴마크등에서 활동한 세계적인 문호들도 자연과 향토색을 중시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며 자신이 밟고 자란 땅과 공기, 함께 커나간 사람들을 이야기 전면에 내세운다.

대도시 위주가 아닌 시골의 정서와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드러내며 작품을 발표했다.

‘향토문학’ 안에는 사투리 같은 향토적 언어로 이야기하는 인물과 인물이 활동하는 공간, 그리고 관습과 정서가 깃들어 있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른다.

11일 대한민국예술원이 주관하고 전주문화원이 주최해 열린 특강에서 소설 ‘완장’의 윤흥길 작가는 ‘향토문학의 중요성’을 주제로 향토문학의 특수성과 보편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가는 “45년 객지에서 생활 했지만 내가 쓰는 작품의 대부분은 고향을 기반으로 쓴 작품이다”며 “세계문학사에서 문호라고 일컬어지는 헤르만헤세, 프란츠 카프카도 고향이 작품적 지주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향토문학이 업신여기고 차별대우를 받아야 하는 장르가 아님을 강조하며 “지역의 사투리, 언어의 억양, 역사와 관습, 특산품 등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향토문학의 특수성이 살아나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학은 대개 ‘특수성’과 ‘보편성’을 얼마나 조화롭게 발설했느냐에 따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게 된다.

특수성은 그 지역의 인물과 환경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로 일반적인 것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그 특수성을 아우를 수 있는 건 어느 시대, 어떤 장소든지 인간 모두가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성격이 내재되어야만 문학적으로 높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향토문학도 마찬가지로 지역적 특수성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보편성의 세계를 덧붙여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향토 이야기를 쓰면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꺼내놓으며 “소설 ‘완장’은 전북 김제시 백산면 저수지를 무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저수지 이름도 바꾸고 근처 마을 이름도 모두 바꿨다”며 “작품 속 인물을 보면서 혹시 우리 지역에 이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없애기 위함이다” 고 말했다.

향토문학에서 나오는 인물이나 사건이 나쁘게 묘사되거나 불편한 내용으로 흘러가면 뒤따르는 제약들이 있음을 설명했다.

소설의 허구와 사실을 혼동해 사회에서 가해지는 제약과 검열 등이 근본적인 사실과 허구로써 표현한 이야기의 경계를 짓지 못한 채, 착각하면서 빚어지는 문제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윤 작가는 한민족이 얼마나 귀소본능을 가진 민족인지 아느냐고 물으며 “살아서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 최대의 소망이지만 만약에 타국에서 또는 객지에서 죽게 된다면 시신으로라도 고향에 돌아가서 선산에 묻히기를 소망한다.

그만큼 귀소본능이 강해 고향을 잊지 못하는 게 한민족이다”며  남은 생을 고향에서 지낼 것을 다짐했다.

‘완장’, ‘장마’ 등 독특한 리얼리즘 기법으로 시대의 모순을 소설에 녹여내는 윤흥길 작가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5권짜리 대하소설 ‘문신’을 출간 할 예정이며, 오는 14일에 열리는 ‘2018 전주독서대전’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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