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폭염과 태풍 ‘솔릭’으로 인한 집중호우.

광풍과도 같았던 올 여름의 영향 탓인지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올 추석 서민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소득은 줄고 있는데 야속한 물가만 고공행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추석이나 설 등 명절만 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종 대책들을 내놓고 물가 잡기에 나서지만 미봉책일 뿐 물가를 잡는 데는 한계가 뒤따르기 일쑤다.

시장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물가를 인위적으로 잡는다는 게 애초부터 어불성설인 일일지도 모른다.

단지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고, 충격을 완화할 뿐인 것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주대비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은 0.4% 하락한 23만1000원, 대형유통업체는 1.6% 하락한 32만4000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12일 기준치다.

그 사이 더 올랐으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전국 19개 지역의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다.

aT는 이달부터 배추, 무, 시금치 등 채소류 작황이 다소 호전돼 출하량이 늘었고 특히 배추, 무 등은 정부의 비축물량 공급 확대와 할인판매로 인해 가격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나물 재료인 시금치는 400g에 전통시장 6048원, 대형마트 1만656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각각 9.5%, 30.9% 내렸다.

대형마트의 밤 가격도 7137원으로 일주일 전 9376원에서 23.9% 내렸다.

하지만 aT가 발표한 차례상 차림비용과 실제 체감 비용과는 차이가 있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한다.

고공행진을 보이던 채소, 과일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추석 성수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휘발유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더욱 가볍게 하고 있다.

현재 도내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1621.96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86원 올랐다.

지난 7월 14일 평균가격이 1천600원 에 진입한 이후 날마다 올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1천800원 주유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본보는 분석했다.

추석 귀경길을 안갈 수도 그렇다고 차례상을 차리지 않을 수도 없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찾는 데 빈손 쥐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야속하기만 한 추석물가가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