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심정지로 쓰러져
요양승인두고 공단과 다툼
月100만원 생계-병원비 부족

전북도립국악원 최모 전 직원의 가슴 아픈 소식이 또 다시 지역문화계에 안타까움을 던지고 있다.

사경을 헤매며 생사기로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법정 싸움에서 벌이고 있으며, 마지막 재판이 오는 18일 진행되기 때문이다.

비운의 주인공은 지난 2015년 국악원 9급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공연기획실 최 모씨다.

그는 업무실적에 따라 입사 2년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지역 문화계에서 비교적 안정적 일자리를 얻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다.

입사 1년이 채 안 되는 2016년 3월, 전주시 삼천동 사거리 자동차 안에서 심정지로 쓰러졌고 이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감으로 병가를 내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의 뇌기능은 멈췄고 이후 식물인간을 요양병원에서 숨을 이어가고 있다.

최씨의 급작스런 상황은 지역 문화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평소 성실하고 인간관계가 매우 원만했던 지라 모두들 자신의 일로 여긴 것이다.

국악원 내부 단원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마련했고, 외부에서는 기금통장이나 성금을 마련해 최씨에게 전달되는 훈훈한 광경이 연출됐다.

최씨 가족 역시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 요양 승인 신청을 하면서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공단을 이를 거절했고, 재심도 기각당했다.

최씨가 쓰러진 원인은 업무상 재해가 아닌 희귀 질환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에 불복한 최씨 가족은 행정소송을 냈다.

다행스럽게 지난 5월 서울행정법원은 최씨 가족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공단이 항소를 하면서 법정 싸움은 다시 시작됐고, 오는 18일 2차 재판이 열리게 된 것이다.

최씨가 쓰러진 후 2년 반 동안 많은 게 변했다.

최씨는 계약 해지됐고, 최씨 부인은 생계를 위해 손을 걷고 나서야 했다.

한 달 겨우 100여만원에 불과한 수입이 발생하지만 아이들 교육비와 최씨 병원비도 모자랄 상황이다.

오랜 시간 영양분과 산소 주사로 의지했던 몸도 알아볼 수 없게 변했다.

살은 다 빠졌고 앙상한 뼈만 유지한 채 점점 굳어가 손이 뒤틀린 상황이다.

이를 지켜 본 지인들은 2차 재판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지인은 “맡은 바 일에 충실하고 친화력이 좋아 모두들 그를 좋아했다. 그런 그가 이런 상황에 빠진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2차 재판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 지역 문화계의 공통된 소망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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