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전통문화로 '탈바꿈'
소리-부채-완판본 문화관 등
다양한 콘텐츠 관객 사로잡아
문화 관광벨트 조성 '성큼'

호남평야 곡물창고 활용
동국사 등 건축물 170개
근대문화유산 재생 시작
스토리텔링 전국서 유일

한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이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고향으로 마음이 향해 있다.

비록 올해 추석은 작년보다 짧지만 친인척과 함께 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해마다 경제가 어렵고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다지만 명절은 명절이다.

잠시나마 일상의 복잡함을 제쳐두고 푸짐한 고향에서 푹 쉬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차례를 지내고나면 딱히 할 일이 없어 보이지만 신발끈을 동여매보자.

도내에는 귀향객을 유혹하는 각종 명소들이 많다.

이들은 일찌감치 귀향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면 된다.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손을 잡고 전북의 멋을 흥껏 즐겨보자. 
/편집자주

 

# 문화특별시 전주 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은 대한민국 관광 1번지 핫 플레이스다. 당초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된 이후 도심 슬럼화, 공동화가 되고 있는 원도심에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옥마을엔 소리, 부채, 완판본 문화관을 비롯해 최명희 문학관, 전주공예품전시관, 경기전 등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자리 잡아 관광객들을 끌어 모았다.

어디 이뿐인가. 전주 경기전은 사적 제339호로 지정된 조선왕조 발상지이자 태조 이성계의 어진(국보 제317호)을 봉안한 본전과 이한공의 위폐를 봉안한 조경묘, 조선의 여러 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 예종의 탯줄을 묻은 태실 등의 유적이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전동성당은 순교자가 흘린 피 위에 세워진 천주교회 순교 1번지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세계교회 사상 유례가 드문 곳으로 회자하고 있다.

천 년의 풍경을 간직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한옥마을과 비잔틴과 로마네스크가 혼합된 형태의 서양건축양식인 전동성당은 동서양의 어울림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젊은이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즐기는 퓨전 음식과 전통 군것질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한옥마을 이 곳 저 곳에서 다양한 풍악이 울려 퍼진다. 발 빠르게 관심을 쏟는다면 전통을 기반으로 한 풍성한 공연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또 한옥마을은 세계 최초로 도심형 슬로시티다. 슬로시티답게 천천히 걸으면서 전주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만끽하기엔 이곳이 최적격이다. 

한옥마을까지 왔다면 인근도 둘러보자. 오목대 옆엔 벽화로 유명한 자만마을이 있다. 좁디 좁은 골목길에 그려진 벽화를 감상하면서 한 바퀴 돌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경기전 옆엔 풍남문이 있다. 과거 전주를 둘러싼 4대문 중 하나이며 현재는 유일하게 풍남문만 남아 있다. 여기에서 조금 걷다보면 전라감영터도 만날 수 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으로 내년이면 500백년 전 조선의 전라감영이 그 위용을 드러낼 예정이다. 또 바로 옆 서학동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예술인마을도 있다. 이곳에는 다양한 예술인들이 자생적으로 마을을 구성해 각자의 특색을 살리면서 나름의 활로를 찾고 있다.

이렇게 걷다보면 전주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자만마을, 풍남문, 전라감영, 서학동예술인마을 등을 하나로 엮는 훌륭한 문화관광벨트가 조성이 된다. 전주를 문화특별시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군산 시간여행

군산은 조선시대 전국 최고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에서 수확한 곡물이 모이는 곳이었다.

1899년 개항 이래 곡물들을 일본으로 운송하는 항구로 이용되며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기지가 됐다.

해방 이후 상권이 대규모 공장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중심가가 매번 이동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구도심에 자리 잡고 있던 시청, 법원 등이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월명동과 해신동, 중앙동 일원에 살던 주민들도 쓸리듯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구도심 일대는 비거나 낡기 시작했고 근대 건축물은 방치됐다.

이에 군산시는 오랜 고민 끝에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재생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지어진 근대 건축물 170여개를 중심으로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이제는 조선은행, 일본 제18은행, 동국사, 일본식 가옥 등을 중심으로 한 근대문화유산이 군산 지역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 옛 일본 18은행 군산지점, 옛 군산세관 등은 현재 각각 군산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관세박물관 등으로 바뀌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역사문화의 한 축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지역문화 재생 공모사업에서 근대산업유산 벨트화 사업을 따냈으며 2015년까지 672억원의 자본으로 근대 건축물을 보수·복원했다.

건물의 원형은 그대로 살리고 문화와 예술을 덧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군산 도시재생의 결과물들은 미술관, 복합문화공간 등 다양하다.

일제강점기 쌀 반축과 토지 강매를 위해 1907년에 개설한 ‘나가사키 18은행 군산지점’은 복원을 통해 군산과 전북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근대미술관이 되었다.

또 일제강점기 무역회사 건물로 이용된 미즈상사 건물에는 카페가 들어서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위락시설로 사용한 적산가옥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며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930년대 구 대한통운 창고였던 공간은 이제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겸 상설공연장으로 쓰여지고 있다.

이밖에도 목욕탕과 여관이었던 공간이 미술관으로, 도축장과 쌀 창고가 문화예술 센터로 변모하며 문화와 예술로써 공간의 숨결을 불어넣고, 새로운 가치를 일궈냈다.

이러한 변화는 군산만의 독특함을 지닌 도시재생 사례로 입소문을 탔고,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빈 점포도 채워져 갔다. 과거 아픈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전국 유일의 성공사례로 알려지고 있는 이유다. 

 

# 남원 춘향테마파크

남원의 자랑거리는 당연 춘향이다. 춘향이와 관련된 곳이 많고 심지어 남원 입구에 있는 터널도 춘향터널이다. 

남원의 대표적 관광지는 광한루원이다. 춘향테마파크 바로 앞에 있는 광한루원은 보물 281호인 광한루와 춘향의 얼이 담겨있는 춘향사당, 견우직녀의 애틋한 사랑이 서려있는 오작교, 월매집, 춘향각, 완월정, 삼신섬 및 잉어의 볼거리가 있다.

또 춘향VR체험관, 그네타기, 투호놀이, 고리던지기, 제기차기, 춘향 영화관람 등의 체험거리가 준비돼 있으며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한 유일한 관아정원으로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33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춘향테마파크는 춘향이야기를 만남의장, 언약의장, 이별의장, 시련의장, 축제의장 등 총 5마당으로 테마화해 조성된 곳으로 향토박물관, 동헌, 옥사정, 월매집, 옥중춘향을 볼 수 있으며 창극 상설공연, 판소리·사물놀이 체험, 활쏘기 체험, 창극 춘향만리 공연, 제기차기, 투호, 굴렁쇠 등의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이번 추석 연휴기간 광한루와 춘향테마파크는 무료 개방할 예정이라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주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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