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원 관현악단, 5개
국악칸타타 내달 11일 공연
'약무호남시무국가' 등
격동의 세월 속 염원 표현

풀잎처럼 쓰러지고 바람처럼 일어난 천년 전라의 숨결이 국악관현악 선율과 웅장한 동·서양합창으로 피어난다.

전라도 정도(定都) 천년을 맞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이 땅의 민초들에게 바치는 국악칸타타 ‘어머니의 땅, 천년을 보듬다’를 무대에 올린다.

오는 10월 11일 오후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갑오농민전쟁에서 촛불혁명까지 역사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평화로 이루어 온 전북의 숨결을 확인할 수 있다.

전라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5개의 국악칸타타로 펼쳐진다.

여는 무대로 ‘어머니의 땅, 영원한 왕도’는 왕도의 위엄과 어머니의 자애로운 손길을 간직한 전북의 웅장한 기백과 태초의 신비를 관현악과 합창으로 표현한다.

다음으로 예향의 깊이가 흐르는 ‘천년의 소리, 전라도 아리랑’은 전북 정읍사 가사와 임실 토속민요를 소재로 민초들의 삶과 사랑을 노래한다.

이어지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는 임진왜란 등 국가의 위기 전면에서 항쟁하는 전라도의 희생과 결집된 힘을 장엄하고 엄중한 국악 관현악으로 들려준다.

평화를 사랑하고 불의에 항거한 위대한 전북의 이야기 ‘떨어지는 꽃잎이 바람을 탓하지 않듯’은 갑오농민혁명을 시작으로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 운동, 유월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까지 역사적 사건들을 다뤄 자유와 평등, 평화를 향한 외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갑오농민혁명, 광주민주화 운동 등 역사의 질곡에 맞선 민중의 노래를 동서양의 합창과 국악관현악 등으로 표현해 시대의 감동을 온전히 전할 예정이다.

역동과 격동의 세월을 지나 평화의 한국을 꿈꾸는 ‘천년의 꽃잎, 바람으로 피어나다’는 전통음악에 나타난 다양한 선율을 중심으로 과거를 이어 미래로 나가는 통일조국에 대한 염원을 그리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은 전라도 천년의 역사를 담아내는 공연의 무게감만큼 제작진 구성에도 정성을 다했다.

작곡을 맡은 강상구, 김대성, 안태상, 강성오씨는 기획의도에 맞는 창의로운 선법 전개로 한국음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모악산 시인 박남준과 류경호 전주대 교수의 가사, 송만규 화백의 그림은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또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는 120여명의 출연진들도 흥미롭다.

관현악단, 창극단 이외에 남성 중창단과 서양악기 객원, 록 밴드, 비보이가 함께해 시대와 호흡하는 국악관현악의 조화로움을 들려준다.

지휘를 맡은 조용안 관현악단장은 “전라도 천년의 역사를 중심으로 외세의 침탈과 위정자들의 불의에 맞서 생명의 터전을 지켜온 민초들에게 바치는 ‘국악 헌정시’다”며 “이번 공연은 1년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무대와 영상, 음악구성 등 세심하게 다듬었고 준비했다.

연습실에서 흘린 땀방울의 무게만큼 농익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태근 국악원장은 “이번 정기연주회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평화를 사랑하나 불의에 항거하며 이 땅을 살아온 민초들의 삶을 국악칸타타로 제작했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공연 당일 1시간 30분전부터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 무료 배포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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