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사의 언어를 꼭 빼 닮은 정우영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활에 기대다’가 발간됐다.

8년여 만에 나온 이 시집은 한번 걸을 때 한걸음씩 떼지 않고 반걸음씩 떼는 속도로 차근차근 시어들을 옮겨 놓는다.

좋은 시는 언제나 현재의 느낌에서 출발 하듯, 시인의 시도 세월만큼 깊어진 공력으로 사물에 대한 연민과 삶을 바라보는 애틋한 눈길이 진하게 풍겨온다.

작품에 힘은 뺐지만 핵심은 놓치지 않으며, 경쟁적 속도를 배제한 채 방향성만 가지고 나아간다.

특히 가까운 곳에 있는 것들에 대한 사유와 교감으로 창작된 67개의 시들은 인위적인 속도를 불필요하게 만들어 독특한 힘을 내뿜는다.

1960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1989년 ‘민중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마른 것들은 제 속으로 젖는다’, ‘집이 떠나갔다’, ‘살구꽃 그림자’가 있으며 시평에세이 ‘이 갸륵한 시들의 속삭임’ 등을 펴냈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신동엽학회장을 맡고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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