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약 2만마리 반려견 키워
동물복지 마스터플랜 12억원
완산-덕진 반려견놀이터 조성
배변 악취-소음-불법주정차 등
해당지역 주민들 반발 우려

견주들 공원 산책시 다툼 겪어
타인 접촉 차단-개물림 방지등
반려견 놀이터 반드시 필요해
문학고분군 주변 애견사업 발전
동물복지 소통-공감 공간 절실

1000만 반려견 시대를 맞아 반려견과 에티켓을 합한 ‘펫티켓’, 개와 어린이를 합한 ‘개린이’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반려견들의 예방접종과 치료, 사료·간식 구입 등을 할 수 있는 기존 동물병원은 물론, 견주의 직장생활과 여행 등으로 홀로 남겨진 반려견을 위한 애견호텔과 애견유치원, 개린이집 등의 시설이 생겨나면서 반려문화가 새로운 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반려견놀이터와 반려견화장시설 등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해 전국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상태다.

전주시가 계획 중인 반려견놀이터 조성에 대한 찬반 목소리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반려견놀이터는 혐오시설, ‘없어도 된다’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문화가 확산되면서 현재 전주지역 1만5000여 가구에서 약 2만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반려견이 늘면서 전주 서부신시가지 마전고분군에는 매일 저녁 시간과 주말만 되면 반려견과 산책을 즐기기 위해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시민들은 마전고분군과 같이 동물들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놀이터를 추가 조성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이에, 전주시는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주시 동물복지 마스터플랜’에 따라 총 12억 5000만원을 투입해 완산구와 덕진구에 각각 1곳의 반려견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반려동물 관련 시설이 기피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조성예정지 주민들의 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시는 우선 올해 덕진구 일원에 공원심의와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울타리와 놀이기구, 포토존, 편익시설 등을 갖춘 반려견놀이터를 조성하고, 완산구에도 적당한 부지가 물색되는 대로 반려견놀이터를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반려견놀이터 조성부지가 결정되면, 반려견의 배변 등으로 인한 악취와 소음, 불법주정차 등을 우려하는 해당지역 일부주민들의 반발도 우려되고 있다.

또한, 전국 곳곳에서 반려견놀이터 조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보다 신중히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례로, 서울 서초구는 지난해 7월 반려견놀이터를 조성해놓고도 인근 주민의 극심한 반발로 인해 개장조차 하지 못한 채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견과 반려인, 이웃 모두를 위한 반려견놀이터는 ‘필수’

반대로, 반려견놀이터 설치를 주장하는 견주들은 반려견 놀이터가 반려견과 반려인, 이웃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입장이다.

1인 가구 등 혼자 생활하는 시민들에게 반려동물은 변함이 없고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

그간 가까운 공원에서 반려견을 산책시킬 때 거부감을 느낀 주민들과 다투는 일을 종종 겪어온 견주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이웃과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고 개물림 등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려견놀이터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반려견놀이터 조성으로 인한 악취와 소음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자정노력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자연스럽게 반려견과 견주들이 모여들면서 산책 장소로 자리매김한 문학고분군의 경우, 초기에는 반려견의 배변으로 인한 악취와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잇따랐다.

하지만, 펫티켓을 지키자는 견주들의 자정노력에 봉사의 손길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민원도 줄어들었다.

스스로 반려견 배변처리와 가져온 쓰레기 되가져가기 등 펫티켓을 지키지 않으면, 주민 민원과 사회적 비판 등으로 산책 장소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나아가, 문학고분군 인근에는 반려견 수제간식 판매점과 미용·목욕샵, 애견카페 등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사람과 반려견이 모이고, 경제가 살아 숨 쉬는 곳이 됐다.

무엇보다, 반려견놀이터가 추가 조성되면, 반려동물들과 생활하는 시민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동물복지 침해 사례와 이웃 간 갈등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주시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인들은 점차 늘고 있지만,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여가공간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어서 올바른 반려문화 확산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반려동물과 소통·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반려인과 반려동물,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시민들이 함께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사람의 도시 전주, 동물복지도 ‘꼼꼼하게’  

사람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전주시는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의 복지도 꼼꼼히 챙겨왔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슬픈동물원으로 불렸던 전주동물원은 기존의 전시·관람 중심에서 벗어나 동물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시는 또 지난 3월에는 식용으로 팔려나갈 처지에 놓여있던 불법사육 개들도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구조해낸 후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시와 동물을 위한 행동 등 동물보호단체는 송천동 오송제에서 불법 사육되던 개 10마리를 구조해낸 후 입양을 보내기도 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16년부터 수의학과 교수와 수의사,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 환경단체 등 관련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전주시 동물복지 다울마당도 운영해왔다.

또한, 시는 ‘전주시 동물복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과 유기동물보호센터 설립 등을 통해 동물들도 보호를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 권리를 누리도록 만드는 동물복지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시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반려인에게 입양 시 반려동물 치료비 등 부담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사업도 전개하고 있으며, 전주시 자원봉사자들도 반려동물의 배변을 주인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배변봉투를 나눠주는 등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정착에 앞장서왔다.
 

# 반려동물과 반려견주 함께 지켜야할 펫티켓  

펫티켓은 반려동물(Pet)과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로, 공공장소에서 반려견과 견주가 지켜야할 예절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동물등록제를 통해 반려견을 등록해 유기 시 입양·반환율을 높이고, 반려동물과 산책을 할 때는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반드시 목줄과 인식표, 배변봉투 등을 지참해야 한다.

또, 반려견이 맹견으로 분류됐다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한다.

반대로 반려견주가 아닌 행인이 지켜야할 예절도 있다.

노란리본을 단 반려견을 만날 경우에는 귀엽다고 만져서는 안된다.

이는 성격이 예민하거나 질병으로 인해 몸이 약한 반려견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펫티켓이다.

노란리본을 다는 운동은 지난 2012년 캐나다의 한 비영리단체에 의해 시작됐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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