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서 중독까지 이어져
학교 전수조사-예방교육 등
관계기관 해결책마련 요구

군산지역 중고등학생들의 인터넷 불법도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철저한 전수조사와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도박은 호기심을 떠나 사행성으로까지 번져 일선학교의 예방교육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인터넷 불법도박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여기에 빠져드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다수의 제보에 따르면 현재 중고등학교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스포츠 토토, 사다리 타기, 주사위, 홀짝 등 인터넷 도박을 경험했거나 현재도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충격적인 사실은 중학생의 경우에는 호기심이나 또래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도박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등학생은 돈을 불리기 위해, 일명 ‘재테크’의 이유로 도박에 빠져들고 있으며, 또래 친구들도 이들에게 돈을 불려달라고 자금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심각한 문제는 도박에 빠져든 학생들이 자금을 마련하려고 학생들 사이에 성행하고 있는 이자놀이를 통해 돈을 빌리거나 금품 갈취, 차량털이 등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 학생들이 도박에 투자한 금액은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러 도박 중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로 고등학생인 A군은 1년간 도박을 하면서 용돈과 금품갈취 등을 통해 마련한 5000만원을 도박에 투자했다.

해당 학생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차량털이 범죄까지 저질러 결국, 재판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고등학생 B군은 친구들에게서 빌린 돈까지 1500만원을 탕진해 급기야 타 도시로 전학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호기심에 도박에 손을 댄 중학생 C군은 불어나는 도박 빚을 감당하지 못해 부모님 지갑에 있는 돈까지 훔치다가 걸리는 등 심각한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고위험군 아이들의 위기관리를 대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관이 없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여기에다 도박을 하는 학생들은 평범한 가정의 학생들도 많아 무조건적인 처벌이 아니라 유관기관들이 힘을 모아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마련이 시급하다.

청소년 D군은 “반 아이들 중 상당수가 도박을 경험했거나 현재도 하고 있다”며 “돈을 잃으면 돈 갚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년 E군은 “호기심으로 도박을 해봤는데 처음엔 돈을 따서 나중에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목돈을 투자해 결국 전부 잃었다”며 “친구들한테 빌린 돈하고, 친구들이 불려달라고 맡긴 돈을 모두 잃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전문가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호기심에서 시작한 것이 중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위험군 아이들에 대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관이 필요하고, 이들을 돌볼 수 있는 남자 청소년 쉼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소년 전문가는 “일선학교에서 체계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도박 중독 예방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며 “청소년 도박이 성인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소년법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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